26일 본입찰…오릭스·파인스트리트 ‘2파전’ 구도
이 기사는 01월14일(10:5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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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현대증권 몸값으로 장부가(6100억원) 이상의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현대증권을 인수할 사모펀드에 매각 대금(지분)을 재출자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사모펀드(PEF) 운영사인 오릭스와 파인스트리트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현대증권 인수 방안을 매각 자문사인 산업은행과 논의 중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현대증권의 장부가는 주당 1만1500원으로 최근 3개월 주가(7000원)보다 65% 가량 높은 수준이다. 현대그룹 매각 대상 지분(22.43%)으로 따지면 6100억원 규모. 현대측은 장부가 이하로 현대증권을 매각할 경우 매각손실이 발생, 현금 유동성은 개선되더라도 부채비율과 같은 재무구조가 나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각대금(매각 지분)을 사모펀드에 후순위로 재출자하는 방식으로 향후 투자 손실을 우선 충당하는 구조가 논의되고 있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현대측 출자 지분만큼 완충 장치를 갖게 되는 셈이다. 다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의 문제로 현대그룹의 재투자 지분은 자본금(에쿼티)의 30%를 넘어설 수 없다.
인수 후보자들도 현대측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현대측이 원하는 가격과 조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매각자와 인수자측 가격 차이로 현대증권 매각이 유찰될 수 있다는 관측과 거리가 있다.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은 지난해 두차례 연기되면서 5개월 가량 미뤄졌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는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을 팔지 않으려 한다는 루머도 있었다. 현대는 향후 3~5년 후 현대증권을 되살 수 있는 콜옵션도 원하지만, 인수 후보자들이 수용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본입찰은 26일 진행된다.
투자은행(IB) 업계는 현대로지스틱스 인수로 현대그룹과 신뢰를 쌓았고 자금 동원능력에 강점을 가진 오릭스가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파인스트리트도 인수 의지가 커 예상 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중국 푸싱그룹의 인수 동력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가격과 조건, 자금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릴 것”이라며 “조건이 대동소이하다면 인수 가격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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