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신한-우리은행, 팬오션 인수금융 참여한다

입력 2015-01-22 09:27  

하림그룹 계열사 지분 담보 등 상화계획 '주효'
브릿지론 포함 8710억 조달 성공 가능성 높아져
전문가들 하림 오너가 '보장' 포함됐을 것



이 기사는 01월19일(04:1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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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컨소시엄(하림그룹+JKL)이 인수 금융 8710억원(브릿지론 2110억원 포함) 조달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국내 인수 금융 시장에서 핵심 ‘앵커’인 신한, 우리은행이 신디케이트 대주단에 참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홀딩스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향후 매각을 통해 대출금을 조기에 상환하는 등 대출 은행에 보장하는 등 ‘안전판’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18일 대형 시중 은행 관계자는 “당초 참여를 꺼려했던 신한은행이 신디케이션 대주단에 들어가기로 정했다” 며 “우리은행도 승인이 나는데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금융을 주선하고 있는 곳이 하나대투증권인 만큼 하나은행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KB금융 등이 ‘제안서도 안 본다’고 할 정도로 난색을 표했던 것을 감안하면 하림컨소시엄으로선 안도의 한숨을 쉴 만큼 분위기가 일변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하림컨소시엄이 주요 시중 은행들을 납득시킬만한 ‘당근’ 을 제시했을 것으로 추론한다. 은행 관계자는 “팬오션 인수 후에도 하림그룹의 재무 안전성이 탄탄할 것이라는 점과 팬오션의 향후 성장 잠재력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이뤄졌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출 상환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일홀딩스는 하림그룹의 최상위 지주회사다. 팬오션 인수가 마무리되면 제일홀딩스는 하림홀딩스(67.8% 보유), 하림(47.8%), 제 일사료(100%), 선진(49.5%), 팜스코(56.3%) 등 기존 계열사 외에 팬오션(45%)까지 거느리게 된다. 현재는 주요 계열사로부터 오는 배당 수입으로 수익을 내는 순수 지주회사지만 팬오션 인수 후엔 곡물 수입 및 운송을 관장하는 것으로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림그룹은 향후 1~2년 안에 하림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상환 계획을 짰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론이다. 은행 관계자는 “만기 5년짜리 신디케이트론에 대해 대출금의 30~50% 정도를 만기 전에 갚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팬오션이 발행할 신주에 투입하는 금액이 당초 예상보다 크다는 점 때문에 은행들이 인수금융에 망설였다는 점을 들어 하림그룹 오너가(家)의 상환 계획에 대한 보증이 제공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림컨소시엄의 팬오션 인수 가격은 1조610억원이다. 이 중 2110억원(전체 인수가액의 20%)은 제일홀딩스(하림, 선진 등 의 모회사)가 브릿지론으로 조달한다. 이 돈은 팬오션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인수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하림컨소시엄의 인수가 마 무리돼 팬오션 회생절차가 종료되면, 팬오션은 보유 현금 등으로 2110억원의 회사채를 곧바로 상환하고, 제일홀딩스는 이 돈으로 브릿지론을 갚게 된다.

팬오션 매각을 주도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주인이 새로 바뀔 팬오션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기 위한 차원에서 ‘신주 인수(8500억원 이상)+인수대상 회사 회사채 인수’ 방식으로 매각 구조를 짰다. 브릿지론을 제외한 나머지 8500억원은 하림측이 6800억원, JKL이 1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하림은 6800억원 가운 데 2400억원은 자체 보유 현금 등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4400억원에 대한 대출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해서 얻는 팬오 션 지분은 45%가 된다. JKL은 특수목적법인(SPC)를 세워 650억원을 인수 금융으로 조달하고, 1050억원을 투자해 팬오션 지분 11.2%를 취득할 예정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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