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Style
패션업계 복고 열풍
[ 김선주 기자 ]
국내 패션 업계에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 등 ‘응답하라’ 시리즈로 시작된 1990년대 복고 열풍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다시 화제가 되면서 패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 브랜드들은 지난해 가을·겨울(F/W) 컬렉션에서 1960년대, 올해 봄·여름(S/S) 컬렉션에서 197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지만 토종 브랜드들은 1990년대로 돌아간 것도 이 때문이다.
더플코트가 대표적인 예다. 더플코트는 목 부분에 모자가 달린 모직코트로, 일반적인 단추 대신 토글(작은 통나무 모양 나무 단추)이 달린 끈으로 여민다. 이 토글이 떡볶이 모양과 닮아 떡볶이 코트로도 불렸다. 실용적이면서도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효과가 있어 1990년대에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도 즐겨 입었던 외투다.
LF의 토종 의류 브랜드 헤지스는 최근 남성용 더플코트인 ‘차콜 토글 버튼 울 코트’(69만8000원)를 출시했다. 헤지스 관계자는 “1990년대 아이템이 다시 유행하고 있는 점을 참고했다”며 “단순한 디자인, 토글 버튼, 엉덩이까지 적당히 덮이는 길이 등 더플코트의 기본 특징이 드러난 제품”이라고 말했다.
제일모직의 토종 의류 브랜드 빈폴은 ‘카키다운 더플코트’(63만8000원), ‘네이비 울 더플코트’(65만8000원) 등을 내놨다. 이랜드그룹의 제조·직매형 의류(SPA·패스트패션) 브랜드 스파오는 올 봄·여름(S/S) 신제품 중 패딩조끼에 주력하고 있다. 1990년대를 휩쓸었던 기본 형태의 패딩 조끼에 다양한 색상과 문양을 입힌 ‘봄봄 패쪼’(2만9900원)를 출시했다.
국내외 스포츠 브랜드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추억의 아이템’을 내놓고 있다. 미국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지난 20일 ‘1990년대 리복’을 상징하는 러닝화 ‘LX8500’(13만9000원)을 네 가지 색상으로 새롭게 출시했다. LX8500은 1986년 출시된 리복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스니커즈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나온 LX8500은 벨벳 스웨이드 소재로 만들었다.
LS네트웍스의 토종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는 지난해 10월 미드컷 스니커즈인 ‘BxW’(8만9000원)를 선보였다. BxW란 독일어로 ‘뒷면을 보라’는 뜻인 ‘Bitte wenden’의 약자다. 제품의 뒷모습까지 감각적이란 뜻에서 이 같은 이름을 붙였다. 이 제품은 1990년대에 유행했던 발목을 살짝 덮는 길이의 스니커즈다.
휠라도 지난해 9월 1990년대 전미농구협회(NBA) 선수들의 농구화를 재해석한 ‘헤리티지 BB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 컬렉션 중 ‘스파게티’는 스파게티 면을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화제가 돼 출시 직후 완판(완전 판매)됐다.
오수미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은 “드라마나 음악 중심의 복고풍이 패션에도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외환위기 등으로 치열했던 1990년대가 저성장 기조의 현재와 맞물려 30~40대뿐 아니라 젊은 층에도 공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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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복고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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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 업계에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 등 ‘응답하라’ 시리즈로 시작된 1990년대 복고 열풍은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다시 화제가 되면서 패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해외 브랜드들은 지난해 가을·겨울(F/W) 컬렉션에서 1960년대, 올해 봄·여름(S/S) 컬렉션에서 197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제품을 잇달아 선보였지만 토종 브랜드들은 1990년대로 돌아간 것도 이 때문이다.
더플코트가 대표적인 예다. 더플코트는 목 부분에 모자가 달린 모직코트로, 일반적인 단추 대신 토글(작은 통나무 모양 나무 단추)이 달린 끈으로 여민다. 이 토글이 떡볶이 모양과 닮아 떡볶이 코트로도 불렸다. 실용적이면서도 실제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효과가 있어 1990년대에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도 즐겨 입었던 외투다.
LF의 토종 의류 브랜드 헤지스는 최근 남성용 더플코트인 ‘차콜 토글 버튼 울 코트’(69만8000원)를 출시했다. 헤지스 관계자는 “1990년대 아이템이 다시 유행하고 있는 점을 참고했다”며 “단순한 디자인, 토글 버튼, 엉덩이까지 적당히 덮이는 길이 등 더플코트의 기본 특징이 드러난 제품”이라고 말했다.
제일모직의 토종 의류 브랜드 빈폴은 ‘카키다운 더플코트’(63만8000원), ‘네이비 울 더플코트’(65만8000원) 등을 내놨다. 이랜드그룹의 제조·직매형 의류(SPA·패스트패션) 브랜드 스파오는 올 봄·여름(S/S) 신제품 중 패딩조끼에 주력하고 있다. 1990년대를 휩쓸었던 기본 형태의 패딩 조끼에 다양한 색상과 문양을 입힌 ‘봄봄 패쪼’(2만9900원)를 출시했다.
국내외 스포츠 브랜드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추억의 아이템’을 내놓고 있다. 미국 스포츠 브랜드 리복은 지난 20일 ‘1990년대 리복’을 상징하는 러닝화 ‘LX8500’(13만9000원)을 네 가지 색상으로 새롭게 출시했다. LX8500은 1986년 출시된 리복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스니커즈 마니아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번에 나온 LX8500은 벨벳 스웨이드 소재로 만들었다.
LS네트웍스의 토종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는 지난해 10월 미드컷 스니커즈인 ‘BxW’(8만9000원)를 선보였다. BxW란 독일어로 ‘뒷면을 보라’는 뜻인 ‘Bitte wenden’의 약자다. 제품의 뒷모습까지 감각적이란 뜻에서 이 같은 이름을 붙였다. 이 제품은 1990년대에 유행했던 발목을 살짝 덮는 길이의 스니커즈다.
휠라도 지난해 9월 1990년대 전미농구협회(NBA) 선수들의 농구화를 재해석한 ‘헤리티지 BB 컬렉션’을 출시했다. 이 컬렉션 중 ‘스파게티’는 스파게티 면을 떠올리게 하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화제가 돼 출시 직후 완판(완전 판매)됐다.
오수미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은 “드라마나 음악 중심의 복고풍이 패션에도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며 “외환위기 등으로 치열했던 1990년대가 저성장 기조의 현재와 맞물려 30~40대뿐 아니라 젊은 층에도 공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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