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justify'>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세금이 2008년 5051달러에서 5년 만에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중 증가율이 4번째로 높았다. 또한 한국의 GDP 대비 세수 비중은 24.3%로 OECD 회원국 중 3번째로 낮았다. 회원국 평균 34.1%보다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이는 국민당 걷어가는 세금은 증가하는 반면, 국가의 세수입은 감소한 것을 의미한다. 즉, '증세 없는 복지'를 외치던 박근혜 정부는 2010년부터 '시리즈'로 내놓은 무분별한 무상복지 정책에 세금지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고, 그 지출을 메꾸기 위해 사실상의 증세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증세 없는 복지' 정책에 대한 논점들을 정리해봤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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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한국일보 만평, JTBC 캡쳐. |
<p style='text-align: justify'>무상복지 3종 세트, 국가 살림만 죽어난다</p>
<p style='text-align: justify'>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06년 56조원이던 복지예산은 올해 115조원을 돌파했다. 9년 만에 두 배로 불어났다. 그 중 이른바 '무상복지 3종 세트'로 불리는 기초연금, 무상보육, 무상급식 예산은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무상복지 3종 세트 예산은 지난해 21조8110억원에서 2017년 29조8370억원으로 3년 새 4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p>
<p style='text-align: justify'>반면 2012년 2조8000억원이던 세수 부족액은 2013년 8조5000억원, 2014년 11조1000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올해도 3조원 이상의 세수 부족이 예상되고 있다. 4년간 세수결손이 25조원에 달하는 것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이처럼 정부의 복지예산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국가 살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지자체들이 기초연금과 누리과정 예산을 예정대로 집행할 수 없다며 정부 지원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불가능하다며 지방채 발행한도를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증세 없는 복지 확대'라는 무리한 공약은 세수 부족으로 수정돼야한다고 지적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무상복지 시리즈를 전면적으로 손보지 않으면 국가 재정 악화뿐 아니라 복지정책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 악화로 경제 전체가 큰 타격을 받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박완규 중앙대 교수는 '현실적으로 조세를 높이는 것은 맞지 않다'며 '경쟁적으로 여야가 복지 공약을 남발한 후유증이 있는데 복지재정이 경제 수준에 비해 앞서가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담뱃값,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에 연말정산 '세금폭탄'…사실상 증세</p>
<p style='text-align: justify'>'증세 없는 복지'를 주장하던 박근혜 정부가 세수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사실상 증세 방안을 내놓고 있는데,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정부는 지난해 국민건강증진법을 개정해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의 건강을 보호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상 증세 아니냐는 논란이다. 인상된 담뱃값 4500원은 소비 감소를 최소화하고 세수 확보를 최대화하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저소득층에 부담을 실어 준 증세라는 비난이 크다. </p>
<p style='text-align: justify'>논란이 된 담뱃값 인상안을 발표한지 하루 만에 지방세 개편안도 들고 나왔다. 안전행정부는 주민세와 자동차세 등 지방세를 2~3년에 걸쳐 두 배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평균 4620원인 주민세를 2년에 걸쳐 두 배인 1만원 이상으로 올리고, 자동차세는 3년에 걸쳐 두 배 이상 인상하겠다는 내용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하지만 사실상 증세가 아니냐는 논란 속에 정부가 지난해 추진한 담뱃값, 지방세 인상 등은 세수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한 일종의 '우회 증세'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상황에서 '연말정산'이 졸지에 '13월의 세금'이 되자 커지자 국민들의 조세저항은 극에 달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정부는 당시 세제 개편을 통해 1년에 약 9000억원의 세수를 확보하고 공제 규모를 축소했을 뿐 세율을 올리지 않았으니 증세 논란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산이었다. 세제개편으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된 데다 매월 부담하는 세금을 줄이는 대신 환급 규모도 줄이는 방식으로 간이세액표를 개정한 데 따른 충격이 겹쳤기 때문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증세' 왜 소득세는 있고 법인세는 없나</p>
<p style='text-align: justify'>일각에서는 서민세 대신 부자세, 즉 법인세를 인상해 세수를 확보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민을 위한 복지예산을 서민에게서 걷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게서 걷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리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이를 두고 법인세 인상도 필요하지만, 기업들의 부담이 증가하면 이는 또다시 기업의 근로자들에게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p>
<p style='text-align: justify'>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국민은 전반적으로 이렇게 세금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왜 서민 부담만 큰 담뱃값과 주민세만 올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이어 '정부가 기어이 서민에게 이러한 증세안을 관철시키겠다면, 그동안 아끼고 눈치만 보던 부자감세 역시 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민 증세와 말바꾸기에 대해 언론은 이러한 목소리를 왜 제대로 전하지 않는지 의문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증세 없는 복지' 사실상 불가능 하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정책에 대한 논란은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증세에 대한 내용과 방법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증세 없이 복지를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앞으로 복지 수준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세금을 올린다면 어떤 세금을 올릴 것인지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복지국가는 법인세율 인상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고통 분담을 통해 가능하다'며 '당장 화난 민심을 가라앉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누가 얼마나 고통을 분담하게 될지에 대한 발전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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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정책뉴스팀 김희주 기자 | khj3383@kp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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