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채용기준 확 바꾼다
年 1만7000명 뽑는 공기업 채용 큰 변화 예고
공기관 2017년 NCS 의무화…일정비율 '지역할당제' 도입
학점·영어 등 스펙보다 직무·직종 역량 키워야
[ 백승현 기자 ] 한국전력공사, 한국석유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관광공사 등 100여개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올해부터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도입, 학력 등 스펙 대신 직무능력을 기준으로 직원을 뽑는다. 이에 따라 연간 1만7000여명에 달하는 공공기관 채용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NCS 활용 100개 공공기관 리스트’에 따르면 한전, 석유공사, 코레일, 한국마사회 등 대형 공기업은 물론 국민연금공단, 한국무역보험공사,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주요 공공기관이 모두 포함됐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302개 전체 공공기관은 2017년부터 모든 채용 과정에 NCS를 전면 도입해야 한다. 하지만 당장 올해부터 시행하는 공공기관의 채용 규모가 크고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은 곳이 많아 첫해부터 공공기관 채용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9일 대전에 있는 한국수자원공사 교육원에서 130개 공공기관 인사 담당자들을 불러 ‘NCS 기반의 채용시스템 확산’을 주제로 설명회를 여는 등 기관들을 독려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컨설팅을 받은 30여곳 외에 102곳을 추가 선정해 준비 상황, 시행 시기 등을 조율하고 있다”며 “기관별 여건에 따라 일정이나 활용 정도는 변동될 수 있다”고 말했다.
NCS를 활용한 채용이 도입되면 공공기관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은 직무와 무관한 영어성적이나 불필요한 스펙보다는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직종, 직무에 맞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유리하다. 이미 지난해 대한지적공사는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입사지원서에 학점·영어성적 등 스펙을 적는 난을 없애고 직군, 직무별로 필요한 경력과 자격증, 이수과목 등을 쓰도록 했다. 영어, 상식 시험도 치르지 않았다.
기관별로 직무, 직군별 업무 내용과 채용 시 필요한 요건은 채용 3개월~1년 전에 미리 공개한다. 다만 채용일정이 빠듯한 기관은 역량지원서, 역량 면접 등 부분적으로 NCS를 도입한다.
채용 과정에는 해당 지역 출신 지원자를 일정 부분 선발하는 ‘지역할당제’도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부터 원서를 접수하고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올해 채용인원 106명 중 7%(최소 인원) 이상을 울산 출신으로 뽑는 ‘지역 채용목표제’를 도입했다. 출신지역 기준은 해당 지역에서 대학(최종 학력)을 나왔느냐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의 취지를 살리고 상대적으로 취업난을 겪는 지역 출신 지원자들을 배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 NCS
산업 현장의 직무 수행에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을 산업 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 직업교육 훈련 및 자격제도를 현장(일)에 맞도록 개편하고 기업의 인사관리를 능력 중심으로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12월 797개 모델을 개발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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