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원고(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기업 경쟁력의 우위 요소를 상당 부분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빠른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종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사진)은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4회 일본경제포럼에 발표자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 기업들이 그간 엔고로 인해 상실했던 비교우위를 되찾아가고 있는 데 반해 우리 기업들은 장점을 잃어버리고 있다”면서 “자국 통화 평가절상을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형태로든 환율 문제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불황 사이클로 접어든 국면에서 미국·일본 등이 양적완화 조치를 단행하는데 왜 우리는 가만있느냐”며 “한국도 필요하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다. 과도한 원고 현상을 적절히 제어하면 기업 경쟁력 상실을 막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갈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구조적 불황, 즉 ‘잃어버린 20년’의 발생 원인과 장기침체 극복을 위한 일본의 노력도 정확히 살펴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은 미국 사례보다는 산업 구조가 유사한 일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일본의 경우 엔고 극복을 위해 사회 전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한 흑자를 확대해 온 게 오히려 내수 축소로 이어져 장기침체를 초래했다”고 짚었다.
따라서 지나친 흑자 누적은 경계하는 동시에 비교우위를 가진 산업과 그렇지 못한 산업을 구분해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이 일본과 닮은꼴 장기침체에 빠지지 않기 위한 정책적 노력으로 △비효율적 산업의 통폐합 △자원 공동 활용을 통한 ‘규모의 경제’ 극대화 △고부가가치 산업 부문에 대한 경영자원 집중 및 이전 등을 꼽았다.
이 부회장은 또 “엔화 과대평가가 일본의 장기침체 극복 과정에서 내수 축소 요인으로 작용한 것을 유의해야 한다”며 “자국 통화의 지속적 평가절상이 발생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알림] 슈퍼개미 가입하고 스타워즈 왕중왕전 함께하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