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근희 기자 ] "일본은 언론의 위기를 인터넷이 아닌 종이신문의 핵심역량 강화를 통해 돌파하려 합니다. 우리도 종이신문이 예전의 위상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춘규 전 서울신문 주일특파원(경제학 박사·사진)은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4회 일본경제포럼에 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일본 언론의 복합위기 돌파 전략과 시사점'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우리나라의 신문 산업에 대해 꼬집었다.
이 박사는 "전통적 인쇄매체 강국인 일본도 최근 위기를 인정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면서 "일본은 다른 무엇보다도 종이신문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미 신문을 없애고 인터넷 위주로 운영하는 미국이나 한국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
그는 "일본의 신문사들은 아직까지 주도권을 포털에 넘겨주지 않았다"며 "아사히, 마이니치, 닛케이 등의 주요 신문은 기사를 포털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종이신문은 일본에서 아직까지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반면 우리나라의 신문사들은 주도권을 포털에 빼앗겼다"며 "이를 되찾아오기 힘들기 때문에 신문사 입지와 독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일본 신문은 신문 유통방법을 바꾸기보다는 기사 콘텐츠 개선 등의 본질적 해결책을 추구한다고 전했다.
이 박사는 "일본 신문들은 젊은 층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읽기 쉬운 지면을 제작하고 있다. 기사를 15단 체제에서 12단 체제로 바꾸고 젊은층 대상의 오락성 기사를 내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 독자인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의 신문읽기 습관을 키우기 위해 신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학교 수업에 이용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독자들을 세대별, 소득별, 직업별 등으로 세분화해 관리한다"며 "일본 신문협회의 '전국신문가이드'에는 세부적 독자정보가 있다. 주요 독자층 특성과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광고를 시도한다"고 밝혔다. 독자 중심의 콘텐츠를 만들어 신문의 위기를 타개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이 박사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러한 노력이 부족하다"며 "환경적으로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신문 산업을 강화해 언론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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