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인사 잡음…문체부는 '문제부'?

입력 2015-01-30 20:39   수정 2015-01-31 03:58

현장에서

이승우 문화스포츠부 기자 leeswoo@hankyung.com



[ 이승우 기자 ] “계속되는 인사 논란 때문에 직원들은 일할 맛이 안 납니다. 조직 개편도 끝났고 이제는 업무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시점인데 말이죠.”(문화체육관광부 A주무관)

문화체육관광부가 김희범 제1차관의 갑작스러운 사표 제출로 충격에 휩싸였다. 김 1차관은 지난 22일 김종덕 장관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26~29일 연가를 사용한 뒤 30일 정상 출근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1차관은 이날 “문체부 제1차관직을 사임하고자 한다”며 “사표가 수리되는 순간까지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1차관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한다’고 했지만 김 장관이나 김종 제2차관과의 불화설 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조직개편으로 1차관이 담당하던 레저·관광 분야가 2차관 산하로 바뀌면서 소외감을 느꼈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하지만 문체부 B과장은 “사석에서 만난 김 1차관은 문화예술·산업 현안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두 차관이 서계동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같은 방을 쓰는 등 가깝게 지내왔다”고 설명했다. C주무관도 “장관과 갈등이 있었다면 21일 기자 대상 업무보고 브리핑에 김 1차관을 내보냈겠나”라며 “직원들 사이에선 청와대의 외압이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의심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해 인사 난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유진룡 전 장관이 청와대로부터 돌연 면직당했고 이후 정성근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 위증, 폭탄주 회식 등의 논란을 일으킨 뒤 자진 사퇴했다. 10월 들어선 문체부 1급 공무원 전원(6명)이 사표를 제출했고 이 가운데 3명이 사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 뒤로도 ‘비선 실세’로 언급된 정윤회 씨가 문체부 인사에 개입했다거나 김 장관과 김 2차관이 대학 동문들을 중용한다는 등의 논란이 계속됐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 사장·감사부터 올해 초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까지 산하 기관장 인사 때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문체부 고위 간부 출신인 D씨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인사 논란은 있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문체부의 인사 논란은 유독 심한 것 같다”며 “하루빨리 안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내홍이 계속되면서 문체부 직원들의 사기는 땅에 떨어진 상태다. 문체부 E사무관은 “사무실에서 인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쉽사리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현안이 많은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문체부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기조인 ‘문화융성’의 주무 부처다. 거듭된 인사 논란으로 문화융성이 뒷전으로 밀려나선 안 될 일이다.

이승우 문화스포츠부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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