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진입 가능성은 낮아
[ 김우섭 기자 ] 한국은행이 국제유가 급락과 국내 경기의 더딘 회복 탓에 올해 물가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저(低)물가를 극복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는 것은 가계부채 문제 심화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은은 30일 내놓은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담뱃값 인상 효과를 제외하면 1.3%의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 이후 가장 낮았던 지난해(1.3%)와 비슷한 수준이다. 담뱃값 인상을 포함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예측했다. 기간별로는 상반기 1.2%, 하반기엔 2.5%로 차츰 상승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지난해 1% 초반의 낮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과 저유가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에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유가의 장기화를 첫 번째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배럴당 평균 97달러(두바이유)였던 국제유가는 지난해 말 50달러대로 급락한 뒤 40달러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박세령 한은 물가분석팀장은 “10%의 유가 하락은 물가 상승률을 0.18%포인트를 떨어뜨리지만 유가가 급락하면 0.25%포인트 내려간다”며 “유가 급락이 물가 상승률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낮은 소득수준과 높은 가계부채도 물가 상승률 하락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기업수익성 악화 등으로 명목임금 상승률이 지난 분기(1.5%)에 이어 낮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 하반기에는 경기회복과 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금리 인하를 통해 저물가 상황을 돌파하는 데는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유가 하락 등 공급 측면 때문에 낮아진 물가를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가계부채 증가 등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또 한국 경제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진입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일본·유로존 등의 디플레 사례에서 나타난 극심한 수요 부진이 예견되지 않고,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디플레 논란이 근거 없이 확산하면 경제 심리를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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