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양회공업은 조달금리 2.1%p나 아껴
혜택은 소수 기업에 집중
이 기사는 01월20일(14: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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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도 비우량 회사채 수요예측 실적은 처참했다. 신용등급 ‘BBB’급(BBB-, BBB, BBB+) 전체 모집금액 7076억원에 참여금액은 3428억원, 48%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3년 참여금액 비율 13%보다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해당 등급에 집중 투자하는 ‘분리과세 하이일드(high yield·고수익)’ 펀드의 성장이 ‘단비’ 역할을 한 덕분이다.
20일 마켓인사이트 집계에 따르면 작년 BBB급회사채 중 4건이 '모집금액을 초과하는 참여금액(overbooking)'을 나타냈다. 발행회사는 AJ네트웍스, 쌍용양회공업, 이랜드리테일, 대성전기공업이다. 2012년 5건보다는 모자라지만 2013년 2건보다는 나은 성적이다.
쌍용양회공업(신용등급 BBB)의 성공이 가장 극적이었다. 모집금액 300억원에 400억원이 몰렸는데, 모두 예상보다 비싼 값(낮은 금리)을 불렀다. 결국 발행금리는 공모희망금리 연 7.95%(2년 만기)보다 2.1%포인트나 낮게 확정됐다. 작년까지 수요예측 참여 기관투자가가 한 곳도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뜻밖의 횡재다.
BBB급에선 가장 신용도가 높은 이랜드월드(BBB+)와 아시아나항공(BBB+), 아주산업(BBB+)의 수요예측 참여율도 2013년 '0'에서 다소 좋아졌다. 이랜드월드는 발행금액의 90%, 아시아나항공은 48%, 아주산업은 82%에 해당하는 물량을 기관투자자들이 예약 매수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에 대해 "하이일드펀드의 BBB급 회사채 참여 효과를 봤다"며 "쌍용양회공업의 경우 시멘트 업황 개선도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작년 4월부터 본격 출시된 하이일드펀드는 비우량 회사채 발행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에 힘입어 자산 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설정액은 3조1945억원이다.
하이일드펀드는 총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채권에, 이 중 절반 이상을 BBB+ 이하 회사채에 투자하면 공모주 우선배정과 함께 5000만원 한도의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다만 모든 BBB급 회사채가 고르게 혜택을 받진 못하고 있다.
동부CNI 등 동부그룹 비금융 계열사, 코오롱글로벌 등 업황 안정성이 떨어지는 회사들은 계속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업황 회복 지연으로 원금 손실 우려를 떨쳐내지 못한 탓이다. 지난해 2월 430억원 규모 마지막 공모회사채(257회)를 발행한 동부건설은 지난해 말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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