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원 넘어선 원·달러 환율
배럴당 50弗 반등 넘보는 유가
식어버린 美경기에 외국인은…
[ 송형석 기자 ]
2월 증권 시장을 대변하는 말은 ‘오리무중’이다. 해외 변수가 너무 많아 코스피지수의 향방을 점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코스피지수는 2일 전 거래일보다 0.18% 오른 1952.68에 마감했다. 3거래일째 1950선 전후 3포인트 안에서 지수가 갖혀 있는 모습이다. 이 기간 개인이 3000억원어치에 육박하는 주식을 사들였지만, 냉랭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지수 상승을 가로막았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증시를 폭풍전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변수들의 움직임이 좀 더 뚜렷해지면 ‘큰손’들의 행보가 급격히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원80전 상승한 1103원30전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가 급격히 약세로 돌아선 것처럼 보이지만 유로화, 위안화 등 다른 통화 가치가 떨어진 것에 비하면 여전히 비싸다는 지적이다. 올 들어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10% 가까이 하락했지만 이 기간 원화 가치 하락폭은 2~3% 선에 그쳤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가치 하락이 수출주의 주가 상승 원동력이 되려면 유로화, 위안화 등 주요 통화의 가치 하락 폭과 키 맞추기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달러화와 원화만 들여다 봐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유, 조선, 화학주 투자자들은 유가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달 3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8.33% 급등한 배럴당 48.24달러에 달했다. 이날 현대중공업(전 거래일보다 5.31% 상승), SK이노베이션(4.06%), LG화학(3.53%) 등이 일제히 오른 것도 유가 영향이란 분석이다. 반면 대한항공(-1.58%), 아시아나항공(-2.55%) 등 저유가 수혜주들은 약세를 보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값 대비 원유가격이 2009년 유가 급락기 때보다 싸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유가가 지금보다 더 내려가기는 힘들다”면서도 “유럽중앙은행(ECB)의 돈 풀기에도 산업 생산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유가 저점을 확인하는 데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는 유럽 및 미국의 경제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에서도 긴축을 통해 부채를 줄이는 방식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 경기가 꿈틀거리는 모습이 확인되지 않으면, 유로화 자금의 한국 유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의 갑작스런 경기 둔화도 코스피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는 3분기 5%의 절반 수준인 2.6%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인 3~3.2%에도 미치지 못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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