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李·潘' 때아닌 정치 테마주 극성…"투자주의 요구"

입력 2015-02-03 14:27  

[ 노정동 기자 ]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뚜렷한 방향성 없이 박스권에서 맴돌고 있는 가운데 때아닌 '정치 테마주'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테마주로 꼽히고 있는 우리들제약은 이날 장 초반 상한가까지 치솟았다가 다시 저점을 2%대로 낮추더니 오후 2시 현재 10% 가량 다시 급등하는 등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날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의원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설문에서 그동안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밀어내고 1위에 올라선 것이 이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수경 우리들제약 회장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회사는 문 의원의 테마주로 꼽혀 왔다. 우리들제약의 계열사인 우리들병원은 2003년 노 전 대통령의 허리디스크 수술도 집도한 바 있다.

문 의원의 또 다른 테마주인 우리들휴브레인, 바른손, 위노바 등도 하루 사이에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주가가 어디로 방향을 정할 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유성티엔에스, 조광페인트 등은 오히려 하락세다.

지난달 가장 과열 상태를 나타낸 건 이완구 국무총리 내정자 관련 기업들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정홍원 국무총리 후임에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내정하면서 신성그룹주들이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신성에프에이, 신성이엔지, 신성솔라에너지 등의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는 신성그룹은 이완근 회장이 이 총리 내정자와 성균관대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이 총리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이 회장과 이 총리 내정자는 각각 교육학과와 행정학과 출신이다.

연일 요동치던 신성그룹주는 지난달 28일 조회공시를 통해 최근 주가 변동이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하면서 사실상 이 내정자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인한 단기 매매 차익을 노린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신성그룹주는 이날 이 총리 내정자의 '부동산 전매 의혹', '삼청교육대 핵심 역할 의혹' 등이 불거지며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유력 대권 후보로 거론되면서 반 총장의 테마주로 얽힌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한 바 있다.

보성파워텍은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 씨가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이유이며, 한창은 최승한 대표가 현재 유엔환경기구에서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는 것 때문에 반 총장 관련주로 꼽혀 왔다.

또 씨씨에스와 윈하이텍은 반 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에 공장이 있다는 이유로, 휘닉스소재는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이 반 총장의 대학 동문이라고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묶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테마주가 합리적인 원인에 근거하지 않고 상식선을 넘어서는 주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며 투자시 주의를 기울여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른바 '정치 테마주'들은 일시적인 유동성의 영향으로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상관 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며 "합리적인 근거 없이 투자할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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