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카본은 2009년 11월 30억원을 투입해 100% 자회사인 에이치씨네트웍스를 설립했다. 에이치씨네트웍스는 무역과 국내외 자원개발투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고, 한국카본의 투자는 2010년 말 7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3년 말 한국카본은 에이치씨네트웍스에 대해 70억원의 투자금 뿐 아니라 150억원의 대여금 등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에이치씨네트웍스의 차입금을 담보하기 위해 약 105억원의 정기예금을 담보로 제공하고 있으며, 100억원 이상의 지급보증도 제공 중이다.
문제는 에이치씨네트웍스의 사업이 악화되면서 2013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57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는 것이다.
한국카본은 에이치씨네트웍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투자금과 대여금에 대한 손상차손이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고 있다.
보통 비상장사 투자금에 대한 가치는 순자산지분가액(보유지분에 해당하는 순자산 금액)을 공정가액으로 인식해 장부가액으로 사용한다. 회수 가능성을 감안해 기존 장부가액과 순자산지분가액의 차이는 손상차손으로 인식하게 된다.
한국카본의 에이치씨네트웍스 지분 100%에 대한 취득원가는 70억원이다. 2013년 말 에이치씨네트웍스의 순자산지분가액은 40억원, 2014년 6월 말은 35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한국카본은 에이치씨네트웍스 장부가액을 여전히 70억원으로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에이치씨네트웍스의 캄보디아 자회사인 호라이즌애그리컬처디벨로프먼트의 천연 고무나무 조림 사업에도 문제가 생겼다. 에이치씨네트웍스는 캄보디아 크라체 주정부로부터 70년간 토지를 장기 임차해 사업을 진행해 왔는데, 캄보디아 주정부와 주민들간의 토지 소유권 분쟁이 발생한 것이다. 호라이즌애그리컬처디벨로프먼트도 2013년 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된 상태다.
주주운동 컨설팅업체인 네비스탁의 엄상열 수석연구원은 "한국카본의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투자들이 실적의 발목을 잡을 여지가 있다"며 "에이치씨네트웍스에 대한 투자 및 대여금 손실이 특정 시기에 일시에 반영된다면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카본은 2011년에도 사업적으로 연관성이 없는 동양텔레콤에 신주인수권부사채(BW),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약 56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동양텔레콤은 2010년 기준 자본잠식 상태였다. 동양텔레콤은 결국 2012년 상장폐지됐고, 한국카본도 이에 따른 수십억원의 손실을 떠안았엇다.
한국카본 관계자는 "에이치씨네트웍스의 실적 악화는 캄보디아 자회사의 우발적인 상황 때문에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며 "현재 주정부 등과 협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회계법인에서 회수 가능한 부분이라고 판단해 손상차손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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