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900만대' 준비하는 현대차, 외형·내실 함께 가야

입력 2015-02-0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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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훈 기자 ] '내수 -2.2%, 해외 -7.3%'(현대차 1월 판매증감)

현대자동차가 연초부터 불안하다. 안방에선 수입차에 위협받고 해외에서도 경쟁 업체에 밀리고 있다. 지난달 기아차와 합친 국내외 판매 성적표는 올 한해 힘겨운 마라톤 경주를 예고하는 듯하다.

삼성동 한전 부지 매입 이후로 급락한 주가는 좀체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6일 오후 1시 현재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4000원(2.41%) 내린 16만2000원을 기록 중이다. 올 들어 굵직한 사업계획(2018년까지 81조원 투자, 2020년까지 친환경차 22종 출시)을 발표하는 등 분위기 반전을 노리지만 당장 눈 앞에 닥친 시장 환경은 장애물이 많아 보인다.

경기 회복과 저유가로 호황을 맞은 미국 시장에선 예전 같은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1월 미국에서 팔린 신차는 115만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약 14% 늘었으나 현대·기아차는 2.2% 성장하는 데 그쳤다. GM 포드 같은 미국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는 평균 15%의 높은 성장률을 올렸다. 경쟁 업체에게 밀리면서 7.9%를 보인 작년 연간 점유율은 한 달사이 7.2%로 주저앉았다.

브랜드 고급화를 위해 반드시 넘어야할 산인 유럽 지역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점유율 올리기에 고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800만대의 고지를 밟았으나 선진국에선 아직도 일본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수출 주력 시장인 미국에선 혼다차와 닛산차가 현대차보다 2배 이상 많이 팔린다. 기초 체력이 튼튼하고 맷집 좋은 일본차 업체들과의 경쟁이 여전히 힘에 겹다.

내실 다지기도 앞으로 과제다. 현대차는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이 팔고도 작년 영업이익(7조5500억원)은 전년보다 9.2% 줄었고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환율 악재가 발목을 잡았지만 해외에서 제값 받기에 실패한 요인도 수익성을 떨어뜨렸다.

현대·기아차는 이제 글로벌 900만대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4·5공장을 짓는 중국에서만 나홀로 성장하기 보단 전세계 곳곳에서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판매 규모가 900만대로 늘어나면 더 나은 품질과 브랜드력이 함께 따라가야 한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의 성장 없이는 덩치만 키우는 꼴이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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