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병욱 기자 ] 박근혜 대통령(사진)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증세론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국회를 중심으로 복지와 증세 수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복지를 공고히 할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이를 외면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지를 위해)아무리 세금을 거둬도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아 기업이 투자 의지가 없고 국민이 창업과 일에 대한 의지가 없으면,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또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일시적으로 뭐가 되는 것 같아도 링거 주사를 맞는 것과 같이 반짝하다 마는 그런 위험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증세로) 국민에게 부담을 더 주기 전에 우리가 할 도리를 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수가 부족하니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거둬야 한다고 하면, ‘그게 정치 쪽에서 국민에게 할 소리냐’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도 “우리 목표는 경제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세수도 늘려 (복지) 비용을 국민에게 부담 주지 않고 해보겠다는 것”이라며 증세론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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