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수 539만명…외환위기 시절로 급감

입력 2015-02-12 21:48   수정 2015-02-13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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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장기화·과당 경쟁으로 폐업 속출
영세 1인 자영업자 퇴출 빨라져…중산층 위기



[ 임원기 기자 ]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 1월 자영업자 수가 1999년 외환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성 하락 등으로 폐업이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창업 열기도 시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업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들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013년 이후 급격히 퇴조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자영업자 수는 539만2000명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1년 1월(528만명) 이후 가장 낮았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월(539만명)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자영업자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실직한 사람들이 대거 창업에 뛰어들면서 2000년대 중반까지 꾸준히 증가해왔다. 1999년 말 570만명이었던 자영업자는 2000년 말 586만명으로 늘었고 2002년에는 619만명까지 증가했다. 2004년 611만명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2005년에는 다시 617만명으로 늘었다. 이후 자영업자 수는 등락을 거듭했으나 570만명대 안팎을 유지해오다 올 1월 들어 540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까지 급격하게 늘어났던 자영업자가 2012년을 전후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창업에 비해 폐업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신규 자영업자는 79만4000명으로 퇴출된 자영업자(76만7000명)보다 많았고 2012년에도 신규 창업(72만7000명)이 퇴출(58만7000명)을 앞질렀다. 하지만 2013년에는 퇴출이 65만6000명으로 신규(58만2000명)를 넘어섰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2009년 본격화된 뒤로 조기 퇴직자 등이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3~4년 뒤 상당수의 ‘준비 안 된 창업’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퇴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산층 기반 흔들 수도

통계청은 1인 자영업자가 급감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종업원이 없는 ‘1인 사장’은 전체 자영업자 수 등락에 상관없이 매년 450만명 안팎을 유지해 왔으나 최근 들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8월 422만명에서 11월 409만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384만명으로 급감했다. 5개월여 만에 38만명이나 줄어든 셈이다.

반면 종업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같은 기간 158만2000명에서 154만5000명으로 3만7000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종업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상대적으로 더 영세하고 불황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퇴출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김 연구원은 “요식업, 미용 등 영세 자영업이 몰려있는 특정업종에 창업이 과도하게 몰리다 보니 폐업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몇 년간 이어지면 중산층이 크게 얇아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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