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작은 이슈·정책에도 '쏠림 현상'
달러당 1080~1110원 부침 이어질 듯
[ 김우섭 / 강현우 기자 ]
하루가 다르게 엇갈리는 미국 경기지표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1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2일 연중 최고치로 올랐다가 13일 미국 소매판매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의 작은 이슈와 정책에도 급격한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경계감을 보였다.
○美 지표에 ‘오락가락’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을 연중 최고치로 이끈 건 미국의 고용지표가 좋게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는 25만7000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22만8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미국 금리 인상이 이르면 오는 6월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이라는 두 목표에 따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은 단 하루 만에 뒤집어졌다. 미국의 1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8% 감소해 시장 예상치(-0.4%)를 밑돌았다는 발표가 나오면서다. 동시에 고용지표 호조로 탄력을 받았던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기대도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13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시초가는 전 거래일보다 9원60전 급락한 달러당 1101원10전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하루 종일 하락한 끝에 13원70전 내린 1097원에 마감했다.
김성순 기업은행 팀장은 “최근 시장은 미국 Fed의 금리 인상 여부와 경쟁국의 정책 대응까지 고려해야 하는 등 전문가들도 섣불리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당분간 환율이 달러당 1080~1110원의 박스권을 유지하겠지만 단기 부침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수출업체 24시간 모니터링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다른 국가와 보조를 맞추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글로벌 통화전쟁 확산으로 한국은행도 수개월 내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역외시장에서도 달러 강세에 대비해 달러를 매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이 널뛰기를 반복하면서 수출업체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요즘 환율이 워낙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결제통화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유지하며 적정 가격선을 정해놓고 거래 타이밍을 조절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10원으로 오르면 수출업체들의 매도공세가 거세진다. 반대로 1080원대로 내리면 매일 원자재를 사들여야 하는 정유업체나 항공유를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의 달러화 매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원화는 최근 엔화와 비슷한 속도로 오르내리기를(동조화)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엔저는 다소 주춤해진 상황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는 그리스와 유럽연합(EU)의 부채 협상 추이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2원38전 오른 100엔당 925원89전에 마감했다.
김우섭/강현우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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