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아모레, 저렴이 화장품 시장 패권 다툰다

입력 2015-02-16 17:04   수정 2015-02-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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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민 기자 ] 브랜드숍 화장품 시장에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패권 다툼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이 처음으로 매출 6000억원을 돌파, 시장 선두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영업이익 측면에선 아모레퍼시픽 계열 '이니스프리'가 고성장세를 구가해 더페이스샵을 이겼다. 전통의 강호였던 에이블씨엔씨의 '미샤'가 부진한 가운데 대형사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양강 체제가 한층 공고해진 모습이다.

16일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연간 실적이 매출 4383억원, 영업이익 67억원, 당기순이익 2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이 전년 대비 1%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경우 각각 49%, 79%씩 축소됐다. 이에 미샤는 연간으로도 이니스프리 매출에 뒤쳐져 업계 3위로 밀렸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로드샵 시장의 큰손인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한층 세력을 다졌다.

더페이스샵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1.5% 증가한 6101억원을 거뒀다. 다만 영업이익은 27.2% 감소한 69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부터 시작한 중국 사업의 조인트벤처(합자법인) 전환 작업 여파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중국 화장품사업 구조 조정과 세월호 사고가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으나 4분기부터 중국 화장품 사업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니스프리의 경우 지난해 연간 매출이 미샤를 눌렀다. 이와 함께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더페이스샵을 추월하며 입지를 한층 공고히 했다. 지난해 이니스프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7%, 54%씩 급증한 4567억원, 765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이니스프리는 중국인 관광객 급증과 중국 현지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이에 지난해 매출 규모는 2012년 매출(2294억원) 대비 두 배 가량으로 성장했다. 제주 브랜드 스토리를 활용한 히트제품이 주효했다고 브랜드 측은 자평했다.

국내 브랜드숍 시장을 연 주역인 미샤는 부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히트상품 부재 등의 여파로 지난해 매출이 이니스프리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매출은 3년 연속 4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마케팅비 부담, 올해 상대적으로 유커의 마음을 잡지 못한 점 등도 패인으로 꼽혔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연간 실적이 감소했지만 하반기 들어 상반기 기록한 당기순손실 44억원 등의 적자를 상쇄하고 흑자로 전환했다"면서 "하반기 고비용 점포 정리를 통해 체질 개선 작업을 완료해 올해 개선된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장품 업계에선 향후 중국 등 해외 사업 성과에 따라 한국 브랜드숍 화장품들의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보다 한류 바람과 함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해외시장 공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관련 수요는 최근 국내 화장품 산업의 잠재 성장률을 결정짓는 요인"이라며 "아모레퍼시픽에 이어 LG생활건강 및 여타 중견 브랜드의 면세 성장률 강화 사이클이 관심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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