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엔씨소프트가 최대주주 넥슨을 상대로 '정면 승부'에 나섰다. CJ라는 든든한 '백기사(우호지분)'를 등에 업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넷마블게임즈의 신주 9.8%를 3800억원에 인수해 이 회사의 4대 주주로 올라섰다.
또 넷마블게임즈는 3900억원을 투자해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8.9%를 주당 20만500원에 인수, 엔씨소프트의 3대 주주가 됐다.
넷마블게임즈는 CJ그룹의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사업부문 계열사로, CJ E&M이 2대주주(보유지분 35.86%)다. 1대주주는 CJ E&M 총괄상임고문인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35.88%)이다.
넷마블의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7690억원, 총부채는 1534억원으로 현재 자본총계가 6150억원이다. 총자산 중 상당 부분이 2014년 3월 중국 텐센트사로부터 투자 유치한 금액으로 알려져 있다.
'주식 맞교환' 형식이지만, 재무상황 등을 고려할 때 3900억원에 달하는 이번 대규모 투자가 방 의장 단독 결정일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CJ그룹이 사실상 엔씨의 '백기사'로 나섰다고 업계가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엔씨가 서둘러 CJ를 찾아간 이유로 ?넥슨의 주주제안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 3일 엔씨 측에 '현재 보유중인' 자기주식(자사주) 소각 처분을 주주제안으로 제안했었다.
엔씨는 이후 11일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자사주를 소각 처분하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 비용으로 쓸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엔씨가 넥슨의 주주제안을 거부한 셈이다.
엔씨는 향후 넥스과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팔아, 꼭 '의결권 있는' 우호지분으로 삼아야 했다. 넥슨이 최대주주이고, 김택진 대표는 5% 이상 주
주(9.9%, 2014년 9월30일 기준)로 수적 열세였다.
온라인게임 1위 업체와 모바일게임 1위 업체의 전략적 협력 그리고 글로벌 공동사업 진행이 양사의 공식 제휴 입장이다.
CJ E&M 관계자는 "엔씨소프트 입장에선 모바일 게임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CJ E&M이 유일한 대안이었을 것"이라며 "국내 점유율 1위인 넷마블게임즈의 기업가치와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양사가 보유한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의 지적 재산권(IP)에 기반한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며 "넷마블게임즈는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개발을,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의 글로벌 IP를 활용한 온라인 게임 개발을 담당하는 등 강점과 역량을 최대한 살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이 자리에서 "엔씨소프트의 주주이기 때문에 당 ??우호세력"이라며 "다만 우호지분 여부는 올바른 경영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백기사'임을 공식 인정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 노정동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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