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넥슨, 경영권 전쟁 2라운드②]3월 주총서 '의결권 없는' 백기사…언제 등장?

입력 2015-02-17 13:56  



최대주주 넥슨을 상대로 경영권 사수에 나선 엔씨소프트가 CJ 계열사인 넷마블게임즈를 '백기사(우호지분)'로 삼았다.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넥슨이 '조건부 이사선임'을 비롯해 자사주 소각, 비등기 임원 보수 내역 공개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내오자 경영권 방어에 본격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게임즈의 신주 9.8%를 인수해 이 회사의 4대 주주로 올라섰고, CJ E&M 계열사인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8.9%를 확보해 엔씨소프트의 3대 주주가 됐다. 엔씨와 넷마블이 주식을 맞바꾼 셈이다.

엔씨는 이로써 정기주총을 한 달 가량 앞두고 '든든한 백기사'를 구했다. 하지만 넷마블이 확보한 이 지분(8.9%)은 정기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미 주주권리를 확정하기 위한 주주명부가 폐쇄됐기 때문이다.

엔씨가 넥슨의 주주제안서를 받자마자 '부랴부랴' 우호지분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3월 정기주총을 겨냥한 우호지분 확보가 아니라 향후 실질적인 지분 경쟁이 터질 수 있는 '임시주주총회'를 겨냥한 사전 방어책으로 판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M&A 전문가는 "넥슨이 앞으로 임시주주총회를 요구해 이사 선임 등 경영참여 행보에 속도를 높일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 "넥슨이 3월 정기주총에서 요구하게 될 주주제안을 보면 임시주주총회가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넥슨이 보낸 주주제안서에 따르면 '이사선임 안건 제안의 건'이 첫 번째 안건이다.

이 안건에서 핵심내용은 '제 18기 정기주주총회 또는 2016년 제19기 정기주주총회 전에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임기만료, 사임, 사망, 결격사유 발생 등의 사유로 후임 이사를 선임하거나 다른 사유로 추가 이사를 선임할 경우 넥슨이 이사 후보자를 추천, 해당 후보자를 이사로 선임할 것을 제안한다'이다.

넥센이 3월 정기주총 이후 직접 움직일 수 있는 임시주주총회 소집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넥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른바 '조건부 이사선임'을 제안한 것으로, 지난 10일 엔씨로부터 답변 공문을 받았는데 이 서면상에 '후임 이사나 추가 이사 선임 시 알려주겠다'고 쓰여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넷마블 지분 인수의 경우 사전에 공유 받은 부분이 전혀 없었다"면서 "최대주주의 입장에서 주주가치에 적잖은 영향을 주는 대규모 투자가 소통 없이 진행됐다는 점과 4000억원에 가까운 투자로 10% 미만의 지분을 확보한 점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지난 3일 넥슨은 '조건부 이사선임'을 비롯한 자사주 소각, 부동산 매각, 배당률 상향, 김택진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인 중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비등기 임원의 보수 내역 공개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한경닷컴 정현영 / 노정동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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