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개각 '이완구 내각' 출범] 내각 18명 중 6명이 현역 의원…'11개월짜리 한시 내각' 될 수도

입력 2015-02-17 20:46   수정 2015-02-18 04:11

'이완구 내각' 특징

내년 총선 대거 출마하면 연말 대폭 개각 불가피
집권 3년차 국정과제 성과 낼 '추진력 강화' 포석
당·청 소통 강화…청문회 통과 여부도 고려한 듯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개각을 통해 내정한 4명의 장관 후보자 중 2명은 정치인이다.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재선 의원(서울 송파을)이며,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3선 의원(부산 서구)이다. 이로써 ‘이완구 내각’ 멤버 중 3분의 1이 정치인으로 채워졌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인 출신이 이렇게 내각에 다수 포진하는 것은 역대 정부에서도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사실상 ‘의원내각제’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사실상 의원내각제?

내각 구성원 중 총리를 포함해 장관은 모두 18명이다. 이번 개각으로 정치인은 기존 3명(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에서 6명으로 늘어났다. 총리를 포함해 내각의 3분의 1이 정치인으로 기용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정치인을 대거 기용한 데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는 게 여당과 청와대 안팎의 분석이다. 우선 집권 3년차를 맞아 국정 성과를 내야 한募?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여권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집권 2년 동안 국정 아젠다를 많이 던졌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둔 게 없는 만큼 3년차에는 무엇보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물론 구조개혁 과제에 집중해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추진력이 강한 정치인 장관이 제격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활성화 성과를 내려면 무엇보다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관건”이라며 “이런 점에서도 정치인 장관이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청문회 통과 등 다목적용 인사

정치인을 발탁한 것은 인적 쇄신 의지가 부족하다는 여권 내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말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문 이후 청와대 참모진은 물론 내각에 대한 대폭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해왔다. 전날 신임 총리 국회 인준이 처리된 뒤 유승민 원내대표는 개각과 관련, “국민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며 “과감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으로선 당의 이런 요구를 들어주면서 소폭 개각에 따른 반발을 무마하고 당·청 소통을 강화하려는 포석도 깔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청문회 통과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시각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여러모로 문제가 없을 것처럼 여겨졌던 신임 총리마저 인준 과정에서 청문회를 힘겹게 통과한 것을 지켜보면서 박 대酉?개각의 첫 번째 원칙을 청문회 통과 여부에 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총선 출마 땐 90일 전 사퇴해야

일각에선 3기 내각이 정치인 중심으로 짜이면서 내년 총선 이전까지 11개월짜리 ‘한시내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내각에 참여한 정치인 장관은 모두 현역 의원으로 내년 4·13 국회의원 총선거에 재출마할 잠재적 후보군이다. 총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90일 전까지는 장관직을 사퇴해야 한다. 따라서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정치인 장관들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할 경우 대폭 개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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