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임종룡 후보자의 시급한 임무는 금융정책 정상화다

입력 2015-02-22 20:42   수정 2015-02-23 04:23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금융위원장에 내정됐다. 금융위원장 교체는 대통령의 강력한 금융개혁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금융은 공공, 노동, 교육 등과 함께 정부의 올해 4대 구조개혁 핵심 분야 중 하나다. 임 후보자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의 앞날에 대해서는 기대 반, 걱정 반인 것도 사실이다. 임 후보자에게는 “실력은 물론 성실함과 겸손함까지 갖췄다”는 호평이 따라다닌다. 똑똑하고 부지런하다고 해서 ‘똑부’라는 별명도 있다. 재무부 금융통 출신인데다 소위 사회정치 조직인 농협에 속해 ‘을’로서의 업계 경험까지 더했다. 금융수장으로는 최적임자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반면 부드럽고 유한 성품으로 알려진 그가 금융개혁, 특히 금융규제완화를 과감하고 소신 있게 추진해 나갈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모든 규제에는 먹이사슬이 있게 마련이고 그만큼 이해집단의 저항도 완강하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공무원과 업계 눈치도 살펴야 한다. 때로는 임명권자의 뜻을 거슬러야 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면 좌고우면하다가 아무 것도 못하고 끝날 수도 있다.

관치금융에 멍든 한국 금융산업은 총체적 위기다. 규제완화는커녕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다. 주주권 침해 논란을 불러온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그렇고, 5억원 이상 임원보수 공개 가이드라인도 마찬가지? 개인대출에 대해 정부가 고정금리를 권하는 우스꽝스런 지도방침을 주는가 하면 금융사 간 인수합병에 지나친 간섭을 하는 것도 문제다. 파생시장 규제는 증시 전체를 무기력증에 빠뜨렸다. 무엇 하나 금융의 자율성을 파괴하지 않은 게 없다. 한국 금융의 경쟁력이 세계 80위로 우간다보다 뒤처지는 것도 당연하다.

임 후보자의 최우선 과제는 바로 이런 비정상적 금융정책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관치와 규제가 아니라 시장원리에 의해 금융산업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는 “규제의 틀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 의식을 함축하고 있다고 본다.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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