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분양장 '활짝'…다음달 5만5000가구 쏟아진다

입력 2015-02-22 21:19   수정 2015-02-23 03:47

2000년 이후 가장 많아
수도권에서만 2만7000여가구



[ 김진수 기자 ] 봄 분양 성수기인 다음달 전국에서 5만5000여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된다. 청약 조건 완화로 다음달 전국 1순위자가 1100만여명으로 불어나 ‘봄 청약 열풍’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부동산114는 다음달 전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이 5만5805가구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2만2933가구)보다 143.3% 늘어난 수준으로, 2000년 이후 3월 물량으로는 최대치다.

수도권과 지방이 각각 2만7772가구와 2만8033가구로 비슷하다. 수도권 물량은 지난해(6454가구)의 네 배를 웃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만1919가구로 가장 많고 경남(8853가구)과 충남(5963가구)이 뒤를 잇는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는 6개 단지 3700여가구가 한꺼번에 쏟아진다.

업계에서는 청약 열기가 달아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음달부터 수도권 1순위 요건(1년·12회 납입)이 완화돼 1순위자가 한꺼번에 200여만명이 늘어, 전국 1순위자가 1100여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부동산 3법’ 통과로 부동산시장 회복과 더불어 신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세난이 지속되고 거래가 늘어나는 등 아파트 구매 의욕이 적지 않은 게 분양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1분기 전세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의 1분기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2000년 이후 분기 평균(3만7607가구)을 크게 밑도는 1만9549가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춘우 신한은행 PB팀장은 “지난달(1월) 아파트 거래가 최근 10년래 최대를 기록한 것은 주택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며 “기존 아파트 구입과 더불어 새 아파트 청약이 상반기 부동산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전세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새 아파트 청약으로 쏠리고 있다”며 “서울 대규모 재건축 단지와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회사들도 아파트 공급 시기를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분양 열기가 상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하반기에는 내수 경기 침체 지속, 미국 금리 인상 등 국내외 대형 변수가 수요 위축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박철희 호반건설 전무는 “상반기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하반기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호재 포스코건설 마케팅 그룹장은 “봄 분양시장 전망이 밝아 인허가 시간을 단축하고 사전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며 “지역 수요자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분양 시기를 앞당기는 ?필수”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청약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 건설사의 인기 브랜드와 수도권 택지지구 청약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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