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근호 기자 ] 애플이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등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200여명으로 구성된 팀이 2020년 출시를 목표로 전기차를 개발 중이란 내용이었다. 이 보도가 사실인지에 대해 애플은 아무런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정보기술(IT) 업체가 5년 만에 전기차를 만들어내겠다고 한 것은 그만큼 전기차 개발이 가솔린차에 비해 간단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피스톤 엔진을 전기모터가 대신한다. 복잡한 변속 장치도 필요 없다. 가솔린 엔진은 최저와 최고 회전수 차이가 10배에 달해 엔진 회전수에 맞게 기어를 바꿔줘야 하지만, 전기차의 모터는 회전수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별도의 변속 장치가 필요 없다.
2003년 설립된 미국 테슬라가 첫 번째 전기차인 로드스터를 5년 만인 2008년 출시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다. 자동차 전체 역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전기차는 가솔린 자동차에 앞서 1830년대에 개발돼 출시됐다. 복잡한 장치가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이 당시의 전기차는 진동과 소음이 적고, 기어를 바꾸지 않아도 돼 상류층과 여성 운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1920년대까지만 해도 전 讐?판매량이 가솔린차를 앞섰으나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느린 속도 탓에 경쟁에서 밀렸다.
IT 기업들이 쉽게 전기차 개발에 뛰어든다는 말은 기술 장벽이 낮다는 의미도 된다. 테슬라와 애플 등이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BMW 등 기존 자동차 업체들도 충분히 전기차를 만들어낼 능력이 있다. 자동차산업을 키우고 싶지만 내연기관 기술이 부족해 뛰어들지 못했던 동남아 국가들도 전기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인 아이티엔지니어링도 최근 전기차 ‘MEV’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차의 관건은 배터리 기술과 차량 경량화다. 가솔린은 5분 이내에 채울 수 있지만 전기는 100㎞ 정도를 달리려면 급속 충전으로도 25분가량 걸린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만 300~500㎏에 이르기 때문에 탄소섬유로 차체를 가볍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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