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연 31.7%…대부업체 닮아가는 저축은행

입력 2015-02-23 21:22   수정 2015-02-24 03:46

낮은 자금조달 비용·지역밀착 영업 장점 못 살리고 '빠른 대출'에 목매

신용도 따른 금리조정 없이 1등급도 연 30%대 고금리
신용평가시스템도 미비…'까막눈 대출' 비판 많아



[ 박종서 기자 ] 저축은행들이 300만원 이하 개인 소액신용대출을 해주면서 여전히 연 30%대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최고금리(연 34.9%)에 육박하며 대부업체들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낮은 조달금리와 지역밀착 영업 등 저축은행 고유의 장점을 살리는 영업전략을 세우기보다 대부업체 따라 하기에 급급한 결과로 풀이된다.


○신용등급 무관 연 30%대 대출

23일 저축은행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79개 전체 저축은행의 개인 소액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연 31.7%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말(33.1%)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아직도 대부업법이 규정한 최고금리와 차이가 3.2%포인트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들의 개인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8754억원에서 9920억원으로 11% 늘었다.

서민금융회사를 표방하는 저축은행들이 신용도를 감안하지 않고 무조건 연 30%대 고금리를 매기는 대부업체 방식을 따라 하는 데 몰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부업체들은 신용등급을 고려하지 않고 연 30% 금리로 돈을 빌릴 때 제대로 갚을 수 있을지만 평가해 대출해주는 ‘컷오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 1등급자에게도 연 30%대 이율을 적용한다.

신용평가시스템(CSS)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 금감원이 저축은행업계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한 달간 검사에 나선 결과 자체 CSS를 갖춘 곳은 14개에 그쳤다.

6개 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권이 공동으로 만든 표준 CSS를 도입했지만 데이터를 축적하지 못해 현재로서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저축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을 두고 ‘까막 눈’ 대출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싼 조달비용 대출에 반영 안돼

저축은행은 전략 여하에 따라 개인 신용대출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는 게 금융권의 평가다. 일단 조달금리 부담이 적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예금금리는 연 2.55%로 연 8% 안팎의 대부업체 조달금리보다 연 5%포인트 이상 낮다. 연체율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개인 신용대출 연체율은 12.1%로 6개월 만에 3%포인트 하락했다. 연 20%대 신용대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업체처럼 빠른 대출도 중요하지만 저금리 매력을 강조하는 정공법으로 가야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OK 웰컴 등 대부업체가 금리 인하를 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업체 산하 저축은행은 신용대출 노하우와 낮은 조달금리 경쟁력을 함께 갖췄다”며 “러시앤캐시 등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하고 있다고 말만 하지 말고 중(中)금리 시장을 개척하는 데 더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건호 금감원 저축은행감독국장은 “저축은행들이 개인 신용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신용등급별 금리 차등화와 철저한 원가 분석을 통한 금리 산정의 적정성 점검을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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