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32명의 '실리콘밸리 쇼크'

입력 2015-02-23 22:20   수정 2015-02-24 04:30

고시 대신 창업 꿈꾸며 미국 '혁신메카' 1주일 견학
"제2 김정주·김범수" 각오



[ 오형주 기자 ]
고시 합격이나 대기업 취업은 이들의 목표가 아니다. 창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제2의 김범수(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산업공학과 86학번)와 김정주(넥슨 지주회사인 NXC 대표·컴퓨터공학과 86학번)를 꿈꾸는 서울대생 32명이 지난 9일부터 1주일간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았다. 창업과 혁신의 메카인 실리콘밸리 일대 대기업,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대학 등 20여곳을 둘러봤다. 학생들은 “위기 속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을 키워낸 실리콘밸리의 핵심 동력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험하고 도전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이 찾은 실리콘밸리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본산이다. 여기에 인스타그램 우버 드롭박스 등과 같은 후발 주자들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면서 실리콘밸리는 지금도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는 새로운 일자리가 전년보다 4.1%(미국 평균 1.8%) 늘었다.

32명의 서울대생은 벤처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이들은 입학할 때 경영학 인문학 자연과학 공학 등을 택했지만 창업을 위해 벤처경영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다. 고시 공부나 법학·의학전문대학원 진학, 대기업 취업 등 안정적인 직장 찾기에 몰두하는 다른 서울대생들과는 다른 길을 걷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서울대는 최고의 인재들이 고시나 전문자격증 공부에 매달리는 거대한 ‘고시학원’이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병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한때 서울대에서는 창업에 도전한 김범수 의장이나 김정주 대표 같은 사람을 이단아 취급하기도 했다”며 “미국의 스탠퍼드대나 UC버클리처럼 좋은 인재들이 모험적으로 창업에 뛰어들어야 구글같이 국부(國富)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이 나온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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