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우의 현장 분석] 사퇴권고에도 꿋꿋…국회의원 체육단체장 '버티기' 논란

입력 2015-02-24 07:00   수정 2015-12-1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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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우 기자 ] “1970~1980년대 큰 공을 세운 건 인정해야 합니다. 정치인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좋은 국제대회 성적도, 프로스포츠화도 쉽지 않았을 테니까요. 이젠 ‘방패’ 역할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단체 스스로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절실함이 더 큽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회의원의 경기단체 겸직 불가 방침에 대해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의 한 임원은 22일 “국회의원에게 의존하는 오랜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정치인 출신 단체장이 스스로 용퇴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3년 여름 “일부 체육 관련 협회·단체가 의원들의 편법적 외곽 조직으로 이용된다”는 지적을 반영해 의원의 겸직을 금지토록 국회법 개정을 추진한 지 1년6개월여가 지났지만 ‘버티기’ 논란이 여전하다.

지난해 말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접 나서 체육·이익 단체장을 겸직하고 있는 국회의원 42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9명은 겸직 불가, 나머지 33명은 사직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체육 관련 단체장은 모두 24명. 그중 물러나지 않으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되는 서상기 의원(전 국민생활체육회장) 등 3명은 지난달 30일까지 모두 사퇴했다.

하지만 사직 권고를 통보받은 21명의 단체장 중 우원식 의원(전 대한장애인보치연맹회장)과 정우택 의원(전 한국택견협회 총재) 등 6명만 자리를 내놨을 뿐 나머지 15명은 업무 공백과 적절한 시기 모색 등 모호한 이유를 들어 사퇴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까지 ‘버티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피해는 해당 경기단체만 고스란히 보고 있다. 현행법상 사퇴를 권고받은 국회의원이 반드시 물러나야 할 의무는 없다. 의원의 겸직을 금지해야 경기단체가 잘된다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해당 단체들의 행정 기능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해당 단체 관계자들은 “오래도록 충언(忠言)도 직언(直言)도 못해 온 조직문화 탓에 ‘언제까지 버텨주느냐’에만 관심이 집중된 채 정부 측 의견을 반영해야 할 국내외 중요 업무가 산적해 있지만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일부 단체장 중에는 각종 잡음으로 물의를 빚었던 인물도 있어 정부가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는 ‘체육계 4대악 척결’ 등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일영 상명대 스포츠산업과 교수는 “겸직 불가 문제는 정치인이냐 아니냐의 문제보다 단체장이 조직의 자생력을 높이도록 충실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모호한 태도로 시간을 끌기보다는 좌담회나 공청회 등을 통해 비전을 제시하고 소신과 입장을 밝히는 적극적인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정우 한경닷컴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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