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 연세대 특강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생각을 말하는 용기가 세상 바꾼다"

입력 2015-02-24 22:12  

'제로 투 원'의 저자 피터 틸 신드롬

자본주의 경제 통념에 도전
모든 훌륭한 기업들은 창조적 파괴로 시장 독점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 경쟁의 함정 빠질 우려 커
강연 3시간前부터 긴 줄…별도 강의실서 인터넷 중계도



[ 박병종 기자 ]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생각을 말할 용기가 혁신을 가져옵니다.”

페이팔 공동 창업자이자 베스트셀러 ‘제로 투 원’의 저자인 피터 틸은 24일 서울 연세대에서 학생들에게 “다른 사람이 동의하지 않을 질문을 해보라”며 강연을 시작했다. 자신만이 갖고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다른 사람의 무시와 지탄에 죽어가도록 놔두지 말라는 것이다. 이날 연세대 백양콘서트홀에는 강연이 시작되기 3시간 전부터 방청객이 줄을 섰다. 800석에 달하는 좌석이 가득 차 별도의 대형 강의실에서 인터넷 중계가 진행됐다.

틸은 ‘통념에 대한 도전’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정치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 등의 표준화된 답을 하는 것은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며 “정작 세상을 바꾸는 것은 다른 사람이 받아들이지 않는 생각이며 이를 말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틸의 이런 사고는 자본주의 경제 통념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졌다. 그는 “일반적으로 자본주의와 경쟁이 동의어라고 말하지만 나는 오히려 반의어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훌륭한 기업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시장을 독점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독점의 이윤은 기업이 기술 혁신에 투자할 유인을 제공해 인류의 기술적 진보를 이뤄낸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보다는 기존의 모형을 모방하는 게 더 쉽다”며 이를 1에서 n으로 진보하는 ‘수평적 진보’라고 설명했다. 반면 0에서 1로 진보하는 것은 ‘수직적 진보’라며 타자기 시대에 워드프로세서를 발명한 것을 수직적 진보의 예로 들었다.

사람들이 왜 경쟁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심리적 해석도 내놨다. 독일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틸은 경쟁을 통해 스탠퍼드대에 들어갔고, 같은 학교 로스쿨을 졸업해 뉴욕의 유명한 로펌에 갔다. 하지만 끊임없는 경쟁에 지쳐 7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그는 “사람들은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 많을수록 옳은 길이라는 확신과 함께 안심하게 된다”며 “오히려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은 경쟁의 함정에 빠져 불행해지기 쉽다”고 말했다.

벤처 창업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시장 규모가 너무 큰 산업에 뛰어들 때 오히려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로 청정에너지사업을 들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솔라패널 기업들은 거대한 바다에서 경쟁하는 작은 물고기와 같다”며 “이들은 수많은 중국 제조업체와 풍력터빈 업체 등과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틸은 현재 실리콘밸리를 이끌고 있는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다. 세계 최대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을 창업해 15억달러(약 1조6600억원)를 받고 이베이에 매각했다. 매각대금 덕에 틸을 비롯한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와 초기 멤버는 모두 거부가 됐다.

이들은 그 돈으로 인생을 즐기는 대신 새 회사를 창업하거나 투자자로 변신했다. 페이팔 마피아의 탄생이다. 모험적이고 자유주의적이며 비주류적 성향의 이민자 가정 출신이 대부분인 그들은 서로 죽이 잘 맞았다. 1주일에 한 번쯤은 누군가의 집에 모여 사업 아이디어와 새로 떠오르는 스타트업(신생 벤처회사)에 대한 정보를 나눴다. 이들의 손에서 링크트인과 유튜브, 옐프, 어펌, 야머, 슬라이드 등의 유명 정보기술(IT) 기업이 줄줄이 탄생했다. 이들은 서로의 회사에 투자하고 이사회에 참여하며, 고객이나 새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등 강력하고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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