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든든한 47세 김씨
퇴직·국민연금은 기본 55세부터 개인연금도 수령
자녀 결혼비용 주택 줄여 충당
낙제점 받은 41세 박씨
퇴직·국민연금에만 의존…수입 적어 은퇴이후 '막막'
교육비 줄여 개인연금 들어야
[ 박종서 / 이지훈 기자 ]
서울 중곡동에 사는 김동진 씨(47)는 노후가 불안하지 않다. 준비한 연금이 있어서다. 65세 이후 국민연금을 포함해 한 달에 받을 연금만 얼추 262만원가량이다. 이에 비해 고양시 일산에 사는 직장인 박현웅 씨(41)의 은퇴 준비는 ‘낙제 수준’이다. 개인연금 납입액은 한 푼도 없다. 65세 이후 받을 연금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쳐 189만원 정도다. 두 사람의 차이는 개인연금이 갈랐다.
○55세부터 월 52만원 받는 김동진 씨
김동진 씨는 전업주부인 아내와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을 두고 있다. 세금 등을 제외한 한 달 소득은 530여만원. 김씨는 10년째 매달 개인연금에 60만원을 내고 있다. 개인연금은 55세부터 사망 때까지(종신형) 받을 수 있다. 한 달 수령액은 52만원. 55세에 은퇴하면 퇴직금 전액(약 1억1740만원)을 즉시연금보험에 넣을 계획이다. 즉시연금보험에 일시납으로 가입하면 5년 이후(거치형) 매달 82만원을 받을 수 있다.
김씨는 “아이들 교육비와 결혼비용은 집을 줄이든지, 외곽으로 이사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가진 주택의 시가는 5억2000만원 정도다. 이를 담보로 한 대출이 5000만원 남아 있다. 3년이 지나면 빚을 다 갚는다. 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자식에게 집을 물려주지 않고 주택연금에 가입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한 달에 100만원 정도를 추가로 받아 1년에 한 번씩은 해외여행도 다닐 수 있을 전망이다.
김씨의 연금계획에 대해 전문가들은 ‘합격점’을 내렸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이른바 ‘3층 연금’을 착실히 준비했고 주택연금까지 고려하고 있어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갖췄기 때문이다.
장경영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일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주택 상속을 생각하지 않아 재무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퇴직·국민연금만 바라보는 박현웅 씨
박현웅 씨는 아니다. ‘3층 연금은 필수’라는 조언을 도외시한 탓이다. 박씨 부부의 세금을 뺀 순소득은 월 460만원이다.
박씨의 월급 380만원과 아내가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로 번 돈 80만원을 합친 것이다. 적지 않은 소득이지만 개인연금에는 한 푼도 넣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은퇴 초반(55세 이후)에 확정된 소득이 아예 없다. 개인연금이 없다 보니 65세 이후 받게 될 연금도 189만원에 그칠 전망이다. 퇴직연금(60세 이후) 80만원과 국민연금(65세 이후) 109만원을 합쳐서다.
박씨는 부모님 용돈(30만원)과 열 살, 여섯 살 두 아이의 교육비(115만원) 지출 비중이 높다. 3억2000만원 상당의 집을 갖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5000만원에 마이너스통장 대출 3000만원까지 있어 노후 준비용으로 부족하다. 박씨는 교육비를 줄여 월 40만원 정도는 개인연금에 부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55세 이후 매달 16만원(종신형) 정도를 손에 쥐게 된다. 보기에는 적지만 이렇게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은퇴 이후 생활이 더욱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
○연금은 ‘만점짜리 재테크’ 상품
개인연금 가입 필요성은 비단 노후 준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수익성 차원에서도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연금저축펀드(자산운용사)나 연금저축신탁(은행) 연금저축보험(보험사) 등이 판매하는 연금 상품은 한 해 400만원까지 13.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400만원을 납입하면 연금 상품의 수익률이 0%라고 해도 적립액은 꼬박꼬박 쌓이면서 52만8000원을 돌려받는 ‘만점짜리 재테크’ 수단이다. 게다가 근로자라면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를 이용해 세액공제 한도를 300만원까지 추가로 늘릴 수 있다.
박기출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장은 “목돈이 있다면 즉시연금보험에 넣어 두거나 주택연금 등을 통해 은퇴 뒤에 정기적인 수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서/이지훈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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