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2년 전 세운 국정과제 과감하게 수정"
최경환 "의료부문 빼고라도 서비스법 처리를"
[ 이정호 기자 ]
정부와 새누리당, 청와대는 25일 국회에서 첫 정책조정협의회를 열고 당 중심의 정책조율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당·정·청이 정책 입안 단계부터 긴밀한 공조를 통해 의제를 선정하고 주요 정책은 당이 홍보와 집행까지 담당키로 했다. 당이 정책 운용 전면에 나서는 것으로 내년 총선 준비 태세에 들어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정부와 청와대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2년 전 세운 계획(국정과제)에서 계속 갖고 갈 것, 과감하게 수정할 것, 새롭게 할 것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며 “오로지 민생과 민심을 기준으로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당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이라는 게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고 올바른 길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방통행 없이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 綬?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원유철 정책위원회 의장은 “최근 당·정·청이 정책 혼선으로 국민의 질타와 함께 원망을 산 게 사실”이라며 “당·정·청이 실질적 협의체가 되기 위해선 정부 측이 모든 정책의 입안부터 발표까지 당과 긴밀히 상의하고 조율해 달라”고 했다. 당은 공공·금융·노동·교육 등 4대 구조개혁과 관련, 이해 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대화와 설득이 부족했다고 언급하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와 청와대 측에 전달했다.
정부를 대표해 회의에 참석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열심히 뛰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축구게임에서 이기지 못한다”며 “이제 골을 넣어야 하는 시기이고,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하는 시기임을 명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이 의료민영화의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과 관련, “의료민영화와 어떤 관련도 없는데 야당이 오해한다면 관련된 내용을 제외하고라서도 통과시키고 싶다”며 법안 통과 추진 의지를 나타냈다. 청와대는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통과를 주문했고, 이에 유 원내대표는 “야당이 연계하는 법안이 있는데 몇 가지 핵심 쟁점에 대해선 당에 일임해 달라”고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첫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와는 별도로 건강보험료 개선을 위한 당정 협의를 하고 건강보험 가입자의 올해 보험료 부과자료를 활용해 정밀 시뮬레이션을 시행하기로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도 산업통상자원부와 당정 협의를 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가 당 중심의 국정운영과 내년 총선 승리를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만큼 당이 정책 주도권을 쥐고 관련 법안 재정비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정책 혼선을 사전에 막기 위한 당정 협의가 활발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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