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지원받은 나노스, 해외서 사다쓰던 블루필터 국산화…800억 시장 창출

입력 2015-03-03 22:03  

중소기업도 기술혁신이 경쟁력 (1) 히든챔피언 잡는다

중기청 기술혁신개발 사업…中企 매출 평균 48억 늘어
LCD 공정 부품 국산화…300억 수입대체 효과 거둬



[ 김정은 기자 ]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카메라 화소 수가 올라가면 사진을 찍을 때 화면 일부가 일그러지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이런 화면 왜곡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광학 작용을 하는 ‘블루필터’를 써야 한다.

2010년까지 이 부품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 없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독일 쇼트나 일본 아사히글라스가 만든 제품을 수입해 썼다. 정부는 이 부품을 국산화하기로 하고 전자부품업체 나노스를 협력 파트너로 선정했다. 중소기업청은 연구개발(R&D) 자금 4억5000만원을 지원했고, 나노스는 이 돈을 기반으로 2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국내 최초로 블루필터를 개발했다.

◆“해외 히든챔피언을 겨냥하라”

2010년 무렵 전자업계에는 “한국산 TV와 스마트폰이 많이 팔리면 일본 업체가 돈을 번다”는 얘기가 있었다. 완제품 업체인 소니와 파나소닉은 삼성전자나 LG전자에 밀렸지만 세계 시장을 독과점하다시피 하는 부품소재를 만드는 ‘히든챔피언’이 일본에 많이 있었다.

한국경제신문이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최근 수년간 급성장한 기업 20여곳을 분석해 보니 이들은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제품 및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이나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이다. 이들 업체의 69.8%가 매출이 늘었다. 매출 증가 규모는 평균 48억원이었다.

나노스는 제품을 내놓자마자 ‘러브콜’이 쏟아졌다. 초기엔 생산 능력이 달려 공급을 포기하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 대부분에 나노스 부품이 들어간다. LG전자에는 지난해부터 공급하고 있다. 개발 시작 당시인 2010년 379억원이던 매출은 2012년 1321억원, 2013년 2304억원, 2014년 2800억원으로 급증했다. 블루필터 매출은 800억원에 달했다.

나노스는 일본에도 수출하고 있다. 강승구 나노스 연구원은 “블루필터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해 매달 1000만개 이상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 사업은 부품소재 국산화를 통해 해외 히든챔피언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입대체 효과도 커

하이로닉, 코리아스타텍 등도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선진국의 히든챔피언이 장악하고 있던 각종 시장을 잠식하는 데 성공했다. 의료기기 회사인 하이로닉은 2013년 암치료에 사용하던 고강도 초음파 기술을 피부 미용에 적용한 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멀티플 초음파 집속장치’는 各싣캡?얼굴 피하지방층 사이의 얇은 근육층에 전달해 피부 당김 효과를 볼 수 있다.

외국 제품 일색이던 기존 시장을 급속히 파고들었다. 기존 제품보다 이미지 구현을 더 정확하게 해 시술 부위를 실시간 모니터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했다. 관련 특허도 10건 등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유럽과 아시아, 중동, 남미 등 5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LCD 제조업체 코리아스타텍은 2011년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으로부터 ‘임무’를 받았다.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 중 코팅할 때 고해상도 정전척(정전기 힘을 사용해 기판을 하부 전극에 고정하는 부품)이 필요한데, 이 부품을 국내에서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 대기업의 90%는 일본 텔사의 장비를 비싼 가격에 수입했다.

중기청의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 사업 지원을 받아 2년간의 개발을 거쳐 코리아스타텍이 내놓은 ‘LCD 공정 고해상도 ESC 하부전극’은 일본 제품보다 40%가량 저렴했다. 제품 수명이 다하면 코팅층만 제거해 다시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전극은 선보이자마자 삼성 LG의 전 라인에 적용됐고 단숨에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했다. 관련 업계는 이 제품이 3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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