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삼성 석유화학사 빅딜 '조건부 승인'

입력 2015-03-05 21:14   수정 2015-03-06 03:56

공정위, 독과점 우려…3년간 EVA 가격 인상률 제한

내수시장 점유율 68%…2위와 25%P 넘게 차이



[ 마지혜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의 삼성그룹 석유화학 계열사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기업결합을 허용하긴 하되 앞으로 시장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특정 상품의 국내 공급가는 일정 수준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는 조건을 붙였다.

공정위는 한화케미칼이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와 함께 삼성종합화학 주식을 취득한 것이 국내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어 3년간 가격 인상률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5일 발표했다. EVA는 대표적 석유화학제품인 폴리에틸렌의 한 종류다.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11월 삼성종합화학 주식을 각각 27.6%, 30% 취득하는 계약을 맺고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자산 또는 매출이 2000억원 이상인 회사는 자산·매출 200억원 이상인 회사를 주식 취득 등으로 결합할 때 공정위에 신고해야 한다. 한화는 삼성종합화학 자회사인 삼성토탈까지 한꺼번에 인수했다. 한화케미칼과 삼성토탈은 모두 EVA를 생산·판매한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으로 시장에서 압도적 1위 사업자가 된 한화케미칼과 삼성토탈이 EVA 가격을 일방적으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화케미칼과 삼성토탈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68%(판매량 기준)로 업계에서 가장 높다. 2위 사업자인 롯데케미칼과의 시장점유율 차이는 56%포인트(지난해 3분기 기준)에 달한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란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성 발생 여부를 따지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상 회사가 결합 이후 시장점유율 합계 50%를 넘는 1위 사업자가 되면서 2위 사업자와의 차이가 25%포인트를 넘으면 ‘경쟁제한성이 있다’는 추정 근거가 된다.

공정위는 태양전지 필름용·코팅용 EVA는 한화케미칼과 삼성토탈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90%, 87%에 달하는 만큼 가격 인상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또 EVA 시장에서 경쟁하는 사업자가 기존 네 곳(한화케미칼 삼성토탈 롯데케미칼 LG화학)에서 세 곳으로 줄어 독과점 구조가 되는 만큼 사업자 간 가격·수량 등을 담합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봤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앞으로 3년간 한화케미칼이 EVA 수출가격 인상에 맞춰 국내 판매가격을 올릴 경우 인상률을 그해 반기의 수출가격 인상률 이하로만 하도록 했다. 향후 3년간 EVA 수출가격이 떨어지는 경우 국내 가격을 무조건 내려야 하는 의무도 부과했다. 이때의 인하율은 당해 반기 수출가격 인하율 이상으로 하도록 했다. 국내 사업자들은 매주 공시되는 EVA 국제가격을 보고 수출가격을 정하는데 국내 판매가격도 수출가격에 연동해 결정한다. 한화케미칼과 삼성토탈은 앞으로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이런 조치를 이행하는지를 담은 결과보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해야 한다.

한편 지난해 11월 ‘삼성-한화 빅딜’에서 삼성이 화학계열사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과 함께 판 방위산업 계열사 삼뵀淪㈏?삼성탈레스의 매각건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공정위 판단에 따라 지난달 조건 없이 승인받았다.

■ EVA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에틸렌과 비닐아세테이트모노머(VAM)를 중합해 만드는 폴리에틸렌의 한 종류. 발포성 접착성 투명성이 뛰어나 신발 밑창, 태양전지 필름, 비닐하우스 필름 등의 소재로 활용된다.

세종=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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