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 '재미 잃은' TV에 지루해진 LGD 주가 어쩌나

입력 2015-03-06 14:10  

[ 권민경 기자 ]

3월 TV 패널 가격 12개월 만에 하락 전환

LG디스플레이의 최근 주가 탄력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올해 초만 해도 실적 개선 기대에 3만원 중반대를 오가던 주가가 지난달부터 내리막을 타더니 최근 3만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국 춘절 이후 TV 패널 가격의 불안한 흐름이 LG디스플레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지난 2월부터 전날까지 11% 가량 하락했다. 이날 낮 1시시29분 현재도 전날보다 150원(0.47%) 내린 3만1750원을 나타냈다.

작년 말과 올해 초만 해도 호실적과 더불어 애플 신제품에 따른 모멘텀(동력)으로 4만원 돌파를 바라보던 주가가 뒷걸음질친 건 TV 패널 가격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부터다.

중국의 춘절 수요가 끝나고 TV 업체들의 재고고정이 나타나면서 이달 32인치 기준 TV패널 가격은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32인치 TV 패널은 2.1% 하락했고, 48인치와 50인치 대면적 TV 패널은 0.5~1.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

32인치의 경우 지난해 공급 부족이 가장 심했던 패널로, 이는 가격 협상 주도권이 LG디스플레이와 같은 패널업체에서 세트업체로 넘어갔다는 의미라고 투자업계는 해석했다.

이민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32인치 뿐 아니라 55인치, 4K TV 제품에 대한 가격 하락 압력도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TV세트업체들 역시 수익성 악화로 생산 목표를 낮추고 있어 2분기 패널 구매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투자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드는 3분기까지는 패널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트업체들의 신제품 프로모션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고, 주요 지역의 통화 약세로 세트 업체 간 점유율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은 낮아 2분기 TV 판매는 위축될 것"이라며 "패널 가격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도 "(LCD) TV패널 가격은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급락보다는 완만한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TV 패널 가격 약세는 LG디스플레이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눈높이를 낮춰잡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5월 노동절 수요를 앞두고 4월 패널 가격이 안정될 수 있지만 5월 이후 다시 약보합이 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4만5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내렸다. 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를 전자업종 '최선호주'에서 제외했다.

그는 "이미 패널 가격의 탄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모멘텀 부족과 산업의 디스카운트를 반영해 목표 수익률을 현실화할 필요를 느낀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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