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일자리…자신만의 '직업지위'를 만들자

입력 2015-03-09 07:03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90>


직업 지위(occupation status)라는 용어가 있다. 학자들은 한 개인이 직업구조 안에서 갖는 위치나 위상을 표현하는 개념으로 직업 지위를 정의한다.

1962년부터 2009년까지 약 50년간 한국의 직업 지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판사, 대학교수, 의사, 변호사, 군 장성 등이 직업 지위가 높은 직업으로 나타났다. 학자들은 직업 지위 연구에서 교육 수준과 수입을 핵심 변수로 사용한다. 교육은 직업 지위를 획득하는 데 중요한 원인이고 수입은 그에 따른 결과라고 여기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난 독자들은 “그러니까 많이 배워서 돈 많이 버는 직업이 직업 지위가 높다는 얘기네”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 부모들이 인생 100세 시대의 노후 준비를 제쳐놓고 자녀의 사교육비(유학비용)에 아낌없이 투자를 감행하는 것도 자식이 높은 직업 지위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자식은 그렇다 치고 부모들 본인의 사정은 어떤가. 만 60세 정년법이 시행된다고 하지만 자녀가 학교(유학)에 다니는 직장인 가장들은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 퇴직 후 일자리는 어떻게 할지 늘 고민스럽다. 특히 퇴직 시점이 가시권에 들어온 직장인들은 퇴직 후 일자리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자식들 생각하면 뭐라도 못할까”라고 마음 먹다가도 “그래도 내가 까지 한 사람인데, 저런 일을 하기는 좀…”이란 생각에 가장으로서의 결심은 허물어진다.

직업 지위가 퇴직 후 일자리 문제에서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직업 지위는 세상의 잣대에 근거한 것이다. 친구 친척 이웃 등 주변 사람의 시선이 만든, 더 솔직하게는 자신이 다른 사람을 볼 때 가졌던 잣대다. 이런 잣대에서 자유로워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퇴직 후 일자리 문제에 대해 자신만의 새로운 직업 지위를 만들어야 한다.

직업 지위 획득의 원인인 ‘교육’과 그 결과인 ‘수입’에 대해 새로운 잣대를 생각해보자. 교육은 더 이상 좋은 학교, 어려운 공부일 필요가 없다. 퇴직 후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조경수에 관심이 많다면 가까운 농원을 찾아가 배우고 관련 자격증도 알아보자.

수입 역시 “그래도 내 수준에 이 정도는 돼야지”라는 생각은 내려놓자. 삼성생명 은퇴준비지수 조사(2014년)에 따르면 50대 비(非)은퇴자는 퇴직 후 재취업할 경우 현재 월평균 소득(478만원)의 43.7%인 209만원을 최저 급여 수준으로 희망하고 있다. 자신만의 새로운 직업 지위를 만드는 일이 퇴직 후 일자리 고민을 푸는 첫걸음이다.

장경영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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