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판국에 KB에 인사청탁 넣은 자는 누구인가

입력 2015-03-10 20:37  

지난해 경영진 간 내홍을 빚은 KB금융이 또다시 인사청탁으로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권력 분산을 위해 금융지주 사장직을 부활하려던 계획은 정치권의 노골적인 인사압력에 없던 일이 돼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공석인 국민은행 감사 자리도 ‘정피아’들의 각축으로 여태껏 비어 있다. 금융당국의 요구로 물러났던 전직 인사는 최근 계열사 사장으로 복귀했다. 윤종규 KB 회장이 오죽했으면 “(인사청탁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에둘러 말했을까 싶다.

KB는 정부 지분이 단 한 주도 없는 민간 금융회사다. 그럼에도 ‘관피아’ ‘금피아’가 빠진 자리를 정피아들이 이젠 대놓고 기웃거린다. 대선캠프 공신, 전직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 등이 자산 300조원 은행의 핵심 경영진 자리까지 넘보니 기가 찰 노릇이다. 여기에다 KB의 전·현직 임원들까지 제각기 누구에 줄을 댔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밖에선 앞다퉈 고개를 들이밀고, 안에선 서로 힘센 줄 잡기 경쟁이 벌어지는 구태는 하나도 변한 게 없다.

소위 금산분리란 허울 속에 무주공산이 된 은행은 정권 전리품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경영진, 중간간부는 물론 과장, 대리만 해도 ‘빽’이 있다고 할 정도다. 금융 경쟁력이 아프리카 수준이고 덩치만 리딩뱅크였던 KB가 이 지경이 된 이유다. 간혹 인사청탁을 거부한 CEO가 있어도 온갖 이유로 흔欲?보복하는 게 상례다. 실상이 이런데 창조금융을 외치고, 범금융인 대토론회를 연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관치금융을 넘어 정치금융이 금융산업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무소불위 입법부의 서슬에 금융당국도 속수무책이다. 어제 청문회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민간 은행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더구나 소위 ‘김영란법’에서 선출직 정치인은 부정청탁 금지의 예외대상이 아닌가. 작년 11월 취임사에서 “더 이상 청탁으로 인사를 해결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던 윤종규 회장이다. 어떤 청탁도 거부할 각오가 서있다면 윤 회장은 청탁 넣은 이들의 명단부터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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