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복지재단, 복지사각지대 밀알 기대
신연희 < 강남구청장 shyeon@gangnam.go.kr >
서울 강남구 하면 흔히 ‘부자구’로 알려졌는데 영세민이 예상 밖으로 많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정부의 생계보조가 필요한 수급자가 7번째(1만152명)로 많고 영구 임대아파트도 3번째(7066가구)로 많다. 거동이 불편한 등록 장애인 수도 13번째(1만6147명)로 많다.
전체 강남구민의 행복을 증진해야 하는 구청장 입장에서 항상 가슴 아파하지 않을 수 없다. 57만 강남구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구청장의 최우선 소임이라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공공복지만으로는 부족하기에 강남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했다.
2013년 11월 관련 조례가 제정되고 준비 과정을 거쳐 작년 10월1일 출범식을 열고 금년 1월1일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재단 출범의 의미는 크다. 대한민국 대표 지역 강남이 마침내 전국에 산재한 복지 사각지대를 일소하고 기부와 나눔문화의 선진화로 가는 데 앞장설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어 선진 일류국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 진입은 이것만으로 곤란하다. 기부와 나눔문화 등 문화 선진화가 동반돼야 한다. 세계 기부지수도 10위권대에 들어와야 한다. 최근 영국에서 조사한 세계 기부지수를 보면 2014년 기준 한국은 세계 60위에 머물러 있다. 구미 선진국의 기부와 나눔문화가 월등히 앞서가는 데는 기독교 문화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성경에 ‘부자와 가난한 자의 한 가지 공통점이 있으니 그것은 양자 모두 똑같이 하느님이 보낸 피조물’(잠언 22장2절)이요, ‘가난한 자를 조롱하거나 멸시하는 자는 그들을 보낸 하느님을 모욕하는 것’(잠언 17장5절)이다. 반대로 ‘가난한 사람을 돕는 자는 하느님께 빌려주는 것이니 하느님이 반드시 갚아줄 것’(잠언 19장17절)이며 ‘부족함이 없고 부유해질 것’(잠언 28장27절, 잠언 11장25절)이라는 말씀이 있다. 어려운 자를 돕는 것이 오히려 나를 돕는 것이고, 부자가 되는 길임을 가르친 것이다.
한국에는 기독교인이 1300만명이고 불교인이 1000만명이 넘는다. 국민 속에 공감대만 확산된다면 기부와 나눔문화 선진화도 시간문제라고 믿는다. 강남복지재단이 승승장구해 나눔문화의 기수가 되길 빈다.
신연희 < 강남구청장 shyeon@gangnam.g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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