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읽기 들어간 1유로=1달러, 글로벌 시장은 시계 제로다

입력 2015-03-12 20:37   수정 2015-03-1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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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가치 하락이 가파르다. 1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1.6% 하락한 1.0524달러까지 밀린 데 이어 어제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한때 유로당 1.0495달러까지 내려갔다. 2003년 1월 이후 처음으로 1.05 달러대가 깨진 것이다. 유로화 가치는 최근 1년 만에 24%, 올 들어서만 13% 가까이 하락했다. 추락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이 같은 추세라면 유로와 달러의 가치가 1 대 1이 되는 패리티 현상이 곧 실현될 전망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패리티를 당초 올해 중반이나 연말께로 예상했지만 훨씬 빨리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유로화는 2000년 10월26일 유로당 0.8225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후 2002년 11월 달러화와 패리티를 이뤘고 이후 현재까지 계속 달러화보다 높은 가치를 유지해왔다.

유로화 가치가 속락하는 것은 지난 9일부터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 완화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이 곧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까지 높아지고 있어서다. 유로화 하락은 우리에게도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유럽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12.5%) 수출시장이다. 당장 유럽 수출이 타격을 입고 있다. 1월 유럽수출은 -25.3%를 기록했다. 유럽 경제 부진으로 수요가 줄어든 데다 유로화 약세까지 겹친 결과다. 유럽 비중이 25~30%에 이르는 완성차 업체의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부담이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미국 증시는 달러 강세 충격으로 10일엔 2% 가까이 급락했다. 유로 약세에 따른 달러의 추가 강세 예상으로 신흥국 증시와 금 원유 등 원자재 시장에서는 급속하게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2000을 넘었던 코스피지수도 1970대로 주저앉았다. 가뜩이나 디플레 논란으로 뒤숭숭한 와중에 대외 여건마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세계경제 전체가 급류에 말려들어가는 상황이다. 용의주도하게 대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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