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않는 미국 소비 미스터리

입력 2015-03-13 21:36   수정 2015-03-14 03:48

일자리 늘고 휘발유값 떨어졌는데…소매판매 3개월째 감소

Fed 금리인상 시기에 영향 줄지 '촉각'



[ 워싱턴=장진모 기자 ] 미국의 소매판매가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일자리 증가와 휘발유 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여력 증대효과 등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월 혹한으로 소비자 외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지만 “가계가 소비에 신중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저축률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둔화세를 지속하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낮아져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시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휘발유서 아낀 돈 쓰지 않고 저축

미 상무부는 12일(현지시간) 2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0.2~0.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자동차 판매는 지난 1년간 최대 감소폭(-2.5%)을 기록했다. 소매판매는 작년 12월과 올 1월에도 각각 0.9%와 0.8% 줄었다. 소매판매가 석 달 연속 감소한 것은 201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경제의 가장 믿을 만한 엔진인 소비가 이상하게 움직이고 獵?rdquo;며 “작년 12월부터 3개월간 86만3000개의 일자리(비농업부문)가 새로 생겼지만 소비가 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 이후 일자리 증가율과 소매판매 증가율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최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가 하락이 소비를 촉진시킬 것이란 예상도 빗나가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 이후 50%가량 급락했다. 미 휘발유 평균 가격이 6년 만의 최저치인 갤런(3.78L)당 2.03달러로 떨어진 1월 개인 소비지출은 0.2%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개인 저축률이 작년 11월 4.3%에서 12월 5.0%, 1월 5.5%로 상승했다”며 “개인이 휘발유에서 절약한 돈을 저축으로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소비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은 것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잭 클레인헨즈 미국소매협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개인들이 소비 속도를 줄였을지 모르지만 소비 여력은 충분하다”며 “날씨가 따뜻해지는 3~4월 이후 소비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Fed가 이날 발표한 작년 4분기 미 가계순자산은 전분기보다 1조5000억달러(1.9%) 늘어난 82조90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Fed 금리 인상 영향에 촉각

소비경기 둔화가 Fed의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5% 급등했다. 래리 스위드로 BAM얼라이언스 리서치센터장은 “소비지표가 예상보다 훨씬 나쁘게 나오면서 Fed가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고 이것이 주가 상승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소胄黎?둔화 외에 달러 강세도 Fed의 금리정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 가치는 지난 6개월간 유로화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존 실바 웰스파고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며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 주문이 감소하고 있는 제조업에서 고용시장은 이미 타격받고 있다. 2월 제조업 신규 일자리 증가 수는 8000개로 작년 월평균 1만8000개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스콧 폴 미국제조업연맹(AAM) 회장은 “달러 강세로 수출 제조업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Fed가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소비경기와 달러 강세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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