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kyung.com/photo/201503/201503133676g_01.9695969.1.jpg)
[ 김봉구 기자 ] 여대의 남녀공학 전환엔 일장일단이 있다. 앞서 남녀공학이 된 대학들을 살펴보면 입학자원 확보, 동문 네트워크 확대가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오랫동안 이어온 학교 브랜드를 포기하고 기존 교육커리큘럼의 연속성이 끊어지는 것은 단점이다.
장점과 단점 가운데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여대의 위기 극복방안도 두 방향으로 갈린다. 기존 여대가 갖고 있는 특색을 더욱 강화해 확실하게 차별화하는 것이 하나. 남녀공학 전환을 비롯해 그간 지적된 여대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노력이 또 하나의 방법이다.
![](http://www.hankyung.com/photo/201503/201503133676g_01.9695959.1.jpg)
◆ 여대답게 특색있게… '맞춤형 차별화'
“여대에 간 친구들이 자기 직업을 갖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남녀공학은 은연중에 교수들이 여학생을 덜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할까요. 그렇게 4년을 지내고 졸업하다 보니 여대 출신이 자신감도 있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경향이 있었죠.”
서울대 출신의 한 국립대 여교수는 여대 교육의 장점을 이 같이 전했다. 체감상 당시 유명 남녀공학을 졸업한 또래 여성보다 오히려 이화여대 등 여대 출신이 가정이 아닌 사회에 진출하는 케이스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100% 여성에게 포커스를 둔 맞춤형 교육의 역할이 컸다. 대다수 여대는 ‘보다 여대답게’를 강조했다. 여대 특유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김명주 서울여대 기획정보처장은 “예전처럼 단지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교육시키는 게 여대의 존재 이유가 될 수는 없다”며 “여대의 장점과 특성을 살리는 방안을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녀공학에선 여성전용 교육 인프라나 프로그램이 양성평등 원칙에 어긋나지만 여대에선 가능하다”며 “훨씬 전문적인 여성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으로서의 경쟁력 강화란 명분도 중요하지만 여성교육이란 본질적 가치를 우선해야 한다는 주문도 뒤따랐다.
허성우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실천여성학전공)는 “여대에선 짐을 나르거나 무대를 설치하는 일까지 모두 여성이 해야 한다. 남녀공학이라면 주로 남성들이 맡기 때문에 미처 하지 못할 일들까지 경험한다”면서 “여성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키우고 잠재력을 발휘케 하는 여대가 지금도 필요한 이유”라고 역설했다.
![](http://www.hankyung.com/photo/201503/201503133676g_01.9695971.1.jpg)
◆ 남녀공학만 해답? 이공계 강화 '대안'
남녀공학 전환과 같은 파격 변신만 해법은 아니다. 기본 틀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대안을 찾는 방법도 있다. 취약점을 보완해 제대로 경쟁력을 갖춘다면 여대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통할 수 있다.
사실 세계적으로 여대의 숫자는 많지 않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여대들인 ‘세븐 시스터즈’는 웬만한 남녀공학보다 인정받고 있다. 미국 차기 대선 유력 후보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배출한 웰즐리대(Wellesley College)가 세븐 시스터즈에 속한다.
이런 점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여대들의 이공계 강화 움직임이다. 서울의 6개 여대 총장들은 올 1월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이공계 교육프로그램 개발 적극 지원을 건의했다. 공통 고민인 취업률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풀이된다.
숙명여대의 공과대학 설립 추진이 대표적이다. 이미 공대를 보유한 이화여대가 내년 신산업융합대학을 추가 신설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서울여대는 정보보호학과 등 IT(정보기술) 분야를 특성화했다. 서울여대 관계자는 “몸으로 부딪치는 일이 많은 오프라인 보안 분야는 남성 위주인 반면 사이버보안 분야는 여성도 잘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인문계·예체능계 위주인 여대들이 위기를 맞아 체질 개선에 나섰다. 낮은 취업률은 여대의 속성보다는 전공과의 연관성이 더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들 여대는 수험생 선호도 저하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고교 현장 의견 수렴, 컨설팅 등을 거쳐 대책을 마련했다.
서울의 한 고교 진학부장은 “취업난 때문에 여학생들도 이공계 진학을 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최근 수요 확대에 발맞춰 이공계 전공을 확대하는 여대들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여대들은 총장협의체 설립도 추진 중이다. 여대 간 경쟁보다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교육과정 공동 운영, 교류 확대 등을 통해 서로의 단점을 메우고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부동산 업계 '주택 아파트담보대출금리비교'로 3월 은행 특판금리 잡아라!
아파트 전세가율 70%육박..수요자들 '아파트담보대출금리비교'로 이자 절감해야..
[알림] 슈퍼개미 가입하고 스타워즈 왕중왕전 함께하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