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큐브百 자리에 신도림점…롯데百 영등포점 등과 격돌
[ 유승호 기자 ] 현대백화점(회장 정지선·사진)이 서울 동대문에 있는 복합쇼핑몰을 임차하는 등 면세점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 많이 오는 동대문에 사업장을 확보해 오는 6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백화점도 임차 운영하기로 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파인트리자산운용과 동대문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 임차 계약을 맺었다고 15일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이 건물의 지하 4층부터 지상 9층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영업면적은 3만9600㎡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보다 30%가량 넓다.
현대백화점은 이 건물의 일부 층을 면세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과 신촌점도 면세점 후보지로 올려놓고 있지만 케레스타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시내 면세점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요우커를 유치하기에 동대문이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케레스타에 면세점 허가를 얻을 경우 일부 층은 면세점으로, 그 외 공간은 쇼핑몰로 활용할 계획이다. 케레스타는 현재 리뉴얼 공사가 진행 중이며 현대백화점은 연내 재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부터 신규 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면세점 사업 진출을 검토했으며 지난달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면세점 사업을 위한 별도 법인도 이달 안에 설립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면세점은 백화점, 홈쇼핑 등 기존 주력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며 “면세점에 중소기업 전문관도 개설해 상품 발굴과 판로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는 현대백화점 외에 호텔신라,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현대아이파크몰, 워커힐면세점(SK네트웍스)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 기업들은 관세청이 새로 허가를 내주기로 한 서울 시내 면세 사업권 3개 중 대기업 참여가 허용된 2개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서부 상권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3일 JR투자운용과 디큐브백화점에 대한 임차 계약을 맺었다. 임차 규모는 지하 2층부터 지상 6층까지 연면적 11만6391㎡, 영업면적 5만2569㎡다.
현대백화점은 정보기술(IT) 시스템 교체 등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5월부터 이곳을 현대백화점 신도림점(가칭)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대백화점은 전국에 14개 백화점을 운영하며 이 중 7개 ?서울에 두게 됐다.
이 점포는 하루 유동인구가 13만명인 서울 서남부의 핵심 상권에 있다고 현대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과 연결돼 있고 27개 버스 노선이 주변을 지나간다.
반경 2㎞ 안팎에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이 있어 경쟁이 치열하고 현대백화점 목동점 매출을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은 목동점과 차별화하기 위해 20~3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하던 디큐브백화점의 콘셉트를 가족 중심으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디큐브백화점에 입점한 업체들과 계약이 끝나는 오는 8월부터 아동·가정용품 등 가족형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또 목동점은 고급 백화점으로 차별화하기로 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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