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6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던 국제 유가가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월 런던 석유거래소(ICE)에서 배럴당 48.55달러까지 떨어졌던 북해산 브렌트유는 13일 54.67달러에 거래됐다. 연초 대비 10% 이상 올랐다. 당분간 유가는 60달러까지 오른 뒤 이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미국 내 석유 시추공의 감소에서 알 수 있듯 올해 하반기에는 원유시장의 공급과잉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올해 비(非)OPEC 국가의 생산량 감소로 유가가 강세를 나타낼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IEA는 올해 비OPEC 국가의 원유 생산량 전망치를 하루 80만배럴에서 15만배럴로 대폭 낮췄다.
반면 시장이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 있고 세계적인 원유 재고 증가로 유가가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들은 청정에너지 보급이 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가 하락을 전망하는 이들의 주장대로 OPEC은 하루 3000만배럴 규모의 생산 목표량을 줄일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나이지리아가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긴급 OPEC 석유장관회의를 열 것을 요청했지만 중동 국가의 반응은 차가웠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시장은 안정세에 접어들었고 석유 수요도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아시아 석유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과 인도의 원유 수요는 급증한 휘발유 소비에 힘입어 몇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1월 인도의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중국의 올해 원유 수요량 역시 지난해보다 3%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원유 시장엔 수요와 공급에서 광범위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IEA와 OPEC 등은 작년 7월 올해 세계 원유 소비량을 하루 135만배럴로 예상했지만 지금은 추정치를 100만배럴로 낮췄다.
유가 하락론자들은 이란과 서방 국가 간 핵협상이 타결되면 이란이 이미 공급 과잉인 국제 석유시장에 뛰어들어 유가가 급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는 수요 증가 측면을 간과한 예측이며, 이란 문제는 국제 원유시장에 더해진 또 하나의 불확실성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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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다나 하리 수석 애널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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