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다시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대기 모드에 돌입했다.
오는 17일 시작하는 이번 FOMC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의 사전 신호가 될 '인내심' 문구의 삭제 여부가 핵심으로 이 결과에 따라 국내 증시 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내심 문구는 삭제하되 이것이 당장 금리 인상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의견을 어필하며 유연한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 3월 FOMC 코스피 단기 방향성 결정
16일 국내 증시는 FOMC 회의를 앞둔 불확실성 속에서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1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6포인트(0.05%) 오른 1986.85를 기록 중이다.
지수는 0.20포인트 하락한 1985.59로 시작한 뒤 오전 내내 1980선 중반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시장이 이번 FOMC 회의에서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인내심' 문구의 삭제 여부다.
그동안 6월 인상설부터 연내 인상 불가설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던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전망은 2월 고용지표 발표를 기점으로 6월과 9월 중 하나로 좁혀졌다.
이런 상황에서 3월 FOMC 성명서에서 '인내심'이 사라진다면 6월 금리 인상이, 삭제되지 않으면 9월 인상이 보다 확실해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인내심' 문구가 사라진다는 쪽에 시장의 무게가 쏠려있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FOMC는 여러가지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인내심' 문구가 사라지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도 "Fed가 이번 회의에서 '인내심' 문구를 없애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음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고용과 물가의 엇갈린 지표를 감안해 금리 인상에 있어 특정 시점을 명확히 언급하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Fed가 추후 경제 지표를 지켜보며 유연한 정책 기조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 금리 인상 신호, 달러화 강세 부추기나
3월 FOMC가 중요한 것은 최근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달러화 강세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7월부터 강세를 보여온 달러화 인덱스(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지난주 13년만에 100P를 넘어섰다.
이는 역사적으로 달러화 인텍스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1984년 12월31일(151.47P)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5일(89.10P)과 비교해도 과도하게 오버슈팅 돼 있다는 지적이다.
달러화 강세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이어져 지난 주말 유가는 배럴당 47.1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5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시장에서는 3월 FOMC에서 인내심 문구가 삭제될 경우 금리 인상에 대 ?사전 신호로 해석돼 달러화 강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는 엔저와 유가 급락, 이머징 자금 유출 등의 측면에서 국내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달러화 강세는 Fed의 금리 정책에 좌우되는만큼 3월 FOMC 회의를 주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FOMC 회의에서 인내심 문구가 사라진다해도 유연성을 유지한다는 걸 강조하면 달러화 강세는 다소 진정될 수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인내심 문구 삭제 이후 달러화 가치를 결정하는 건 금리 인상 시점보다 '속도'에 달려있다는 이유에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 문구 변경이 있다 할지라도 달러화 강세를 제어하기 위한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코멘트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FOMC를 기점으로 적어도 달러화의 가파른 강세 속도는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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