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센 바람, 아내는 선선한 바람…에어컨 한 대를 두 대처럼 쓸 수 있어"

입력 2015-03-16 21:43  

LG전자 '휘센 듀얼 에어컨' 프로젝트팀 뒷이야기


[ 정지은 기자 ]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휘센 듀얼 에어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2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지만 최근 LG전자 고급 에어컨 판매량의 60%를 책임지고 있다.

휘센 듀얼 에어컨은 ‘하나의 보디(몸체)에 두 개의 에어컨’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웠다. 통풍구가 두 개 달려 있어 한 대의 에어컨으로 두 대를 쓰는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집 안에 사람이 많을 땐 ‘듀얼 냉방’ 기능을 사용해 전체 실내를 시원하게 할 수 있고 혼자 있을 땐 한 쪽 통풍구만 사용해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

제품을 디자인한 LG전자 백승호 책임연구원과 하지욱·이혜선 주임연구원은 “에어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것이 소비자의 눈길을 끈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 에어컨 신제품 개발에는 1년이 걸리지만 이 제품은 개발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상품 기획자 20여명이 팀을 꾸려 2년간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소비자 분석을 통해 남편은 센 바람을 좋아하지만 아내는 선선한 바람을 원하는 등 가족 내에서 바람 세기나 온도를 두고 의견 차이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때부터 아이디어 전쟁이 시작됐다. 하 주임연구원은 “전시회나 음악회를 찾아다니며 상상력을 넓혔고 집처럼 꾸민 공간에서 회의를 진행하며 실생활에 적합한 아이디어 찾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수천개의 아이디어 중 ‘통풍구를 두 개로 만들자’는 의견을 채택한 뒤에도 실패를 거듭했다. 고민 끝에 에어컨 내부를 둘로 나눠 각각 냉기를 보내는 새로운 구조로 설계해 문제를 해결했다.

백 책임연구원은 “통풍구는 먼지가 쌓여 지저분하다는 인식을 깨려고 샹들리에와 물방울을 형상화했다”며 “단순히 외관을 예쁘게 만들기보다 혁신을 고민하며 만든 에어컨”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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