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개성공단] 개성공단, 南北 화해의 상징서 '갈등의 화약고'로

입력 2015-03-18 21:03  

125개 업체 年 4억7000만弗 생산
北 근로자·가족 21만명 생계 달려



[ 김정은 기자 ] 개성공단은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화약고’다. 한국의 자본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해 가격 경쟁력과 우수한 품질을 함께 갖춘 제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 개발과 남북한 강경대치로 갑작스럽게 공단이 폐쇄되거나 ‘인질’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는 곳이다.

개성공단은 2004년 6월 시범단지가 조성됐고 그해 15개 기업이 입주했다. 첫 생산품인 ‘통일냄비’가 그해 12월 나왔다.

지난 10년 개성공단은 외형적으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입주기업은 125개(작년 말 기준)로 늘었고, 연간 생산액도 첫해 1491만달러에서 4억7000만달러로 증가했다.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는 5만3000여명이다. 입주기업이 북한 근로자에게 주는 임금과 사회보험료는 연간 8700만달러(약 950억원)다. 지난 10년간 북한에 4억달러(약 4500억원)의 수입을 가져다줬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21만여명의 북한 근로자와 가족이 개성공단을 통해 생계를 꾸리고 있다.

逑記?1991년 나주·선봉 경제무역지대 개발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경제특구를 통한 외자 유치를 시도했지만 개성공단이 유일하게 성공한 모델이다. 현재 유지되는 남북 교류 및 상거래의 99% 이상을 개성공단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년 전 개성공단 폐쇄 사태에서 보여졌듯이 입주기업들은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을 늘 안고 있다. 개성공단의 국제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인정받지만 개발면적이 당초 계획의 5%에 그쳤고 업체 수와 고용 인력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많이 부족한 이유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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