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달러선 위협하던 유가는 반등
[ 뉴욕=이심기 기자 ] 18일(현지시간) 오후 2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공개되면서 뉴욕의 증권, 외환, 채권 시장 딜러들은 비상이 걸렸다. 오는 6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FOMC 결정문이 ‘온건하게’ 나오면서 각종 그래프가 오전과 반대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특히 미 달러화 가치는 순식간에 2% 넘게 밀리며 유로당 1.09달러로 떨어졌다. 엔화에 대해서도 약세로 돌아서 달러당 119.8엔으로 하락, 120엔 아래로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FOMC 결정문이 나오자 곧바로 전날보다 1.5% 떨어진 97.56까지 밀렸다.
반면 오전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증시는 FOMC 결과 공개 후 수직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1.27% 상승하며 18,000선을 회복했고, S&P500지수 1.21%, 나스닥지수도 0.92% 올랐다.
미 국채는 FOMC가 중기금리 전망 자체를 큰 폭으로 낮추면서 재닛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부터 수익률이 급락(가격 상승)했다. 특히 그동안 급등하던 단기물 금리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며 2년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하루에만 0.12%포인트 하락한 연 0.55%를 기록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2010년 10월15일 이후 최대다.
채권가격의 기준이 되는 10년짜리 국채금리도 0.13%포인트 하락하며 연 2%선 아래인 연 1.92%로 주저앉았다.
달러 약세는 40달러 선을 위협하던 석유 가격도 끌어올렸다. 이날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은 오전에는 원유 재고량이 전주 대비 950만배럴 급등했다는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배럴당 42.2달러까지 밀렸으나, 오후에만 2.5달러 가까이 오르며 44.66달러에 마감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5월물도 이날 하루 4.49% 급등한 배럴당 55.91달러까지 치솟았다. 다만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달러는 다시 강세로,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IB)들도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9월 이후로 늦춰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증시와 환율, 원자재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Fed가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향후 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이 확실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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