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신영 기자 ] 지난 13일 저녁, 경기 안성연수원에 모인 199명의 우리은행 고참 지점장들이 술렁거렸다.
진행자가 갑자기 “지점장님들이 처음 입사할 때 쓴 지원서입니다”라며 종이 한 장씩을 나눠줬다.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과 지점 운영 고충 등을 이야기하느라 소란했던 실내 분위기는 갑자기 숙연해졌다.
이들 지점장은 1979년과 1980년 입행했다. 입행한 은행도 한일은행, 상업은행, 평화은행 등 다양하다. 은행에서 청춘을 모두 보낸 셈이다. 이들이 당시 작성한 입사지원서를 우리은행 인사부에서 오랜 시간 폐기하지 않고 보관했다.
25년여 전에 쓴 입사지원서를 읽은 이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기억이 안 난다. 내가 쓴 게 맞느냐”고 되묻는 사람부터 “거 참 당차게 썼네”라며 웃음 짓는 사람까지 각양각색이었다. 하지만 공통으로 한 말은 “25년 전의 패기 가득했던 내가 쉰이 넘은 나에게 보낸 격려 편지 같다”는 것이었다.
한 참석자는 “대학 때 읽은 일본 역사소설 ‘대망’을 예로 들어 인재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20년이 넘는 은행 생활에서 그때 생각했던 철학을 지켜왔는지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이들이 올해 말 임금피크제를 앞두고 있어서다. ‘예비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원으로서의 막바지 생활을 앞두고 느낄 후회와 쓸쓸함을 달래주는 한편, 마지막까지 현장에서 열심히 뛰어달라는 격려의 취지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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