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2배에 사들이고
사실상 5년간 경영권 보장
[ 임도원 기자 ] ▶마켓인사이트 3월20일 오후 4시51분
포스코가 플랜트 설비 제조업체인 성진지오텍을 인수하면서 이 회사 창업주인 전정도 전 회장에게 5년간 대표이사 선임권을 보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을 매입하면서 기존 경영진을 유임하는 경우는 있지만, 일정 기간 특정인에게 사실상 경영권을 보장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20일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포스코와 전 전 회장 간 ‘주주 계약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2010년 4월 성진지오텍 인수를 위해 전 전 회장과 계약을 맺으면서 계약 종결일로부터 3년 동안 그가 지명한 성진지오텍 등기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도록 보장했다. 3년 후에도 2년간 성진지오텍 실적이 악화하는 등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전 전 회장이 대표이사 선임권을 계속 가지도록 했다. 최대 5년 동안 전 전 회장에게 대표이사 선임권을 보장한 것이다.
포스코는 성진지오텍을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시가의 약 2배인 1593억원에 전 전 회장과 그가 100% 주주로 있는 유영금속으로부터 사들였다. 수백억원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주고도 최대 5년 동안 대표이사 선임권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전 전 회장은 이 같은 계약 내용에 따라 지분 매각 후 2대주주(지분율 11.7%)로 밀려났는데도 성진지오텍 대표이사 직을 유지했다. 전 전 회장은 이듬해 유영금속 등에서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포스코 요구에 의해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으나, 성진지오텍 출신 임원이 자리를 넘겨받았다.
포스코는 성진지오텍의 핵심 공장인 울산 5공장을 인수하지 않고 유영금속으로부터 빌려 쓰면서 과도한 임차료를 지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2011년 국세청의 유영금속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진지오텍은 2010년 적정 임차료(6억원)의 8배인 48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 전 회장의 기존 사업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위해 대표이사 선임권을 넘겼다”며 “울산 5공장을 인수하지 않은 것은 전체 매입 가격을 최소화해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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