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반기 3조 조기집행·하반기 7조 투자…소비·투자 회복 총력
[ 조진형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로 전격 인하한 가운데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추가 경기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내놓은 ‘46조원 정책 패키지’를 보완한 ‘미니 부양책’이다.
상반기에 경기 회복의 탄력을 붙여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 흐름을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기준금리가 역사상 최저로 떨어진 지 8일 만이다.
정부는 20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유효수요 증대를 위한 추가 대책’을 확정했다. 상반기에 3조1000억원을 조기 집행하고, 연내 6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골자다.
우선 상반기 재정 집행률을 기존 58%에서 59%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이로써 올해 대상 사업 예산 313조3000억원에서 183조6000억원을 상반기에 사용하기로 했다. 기존 계획보다 2조원 늘린 것이다.
정부는 또 46조원 정책 패키지의 잔여분 가운데 상반기 집행 규모를 기존 5조5000억원에서 6조6000억원으로 1조1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안전투자펀드의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지원 한도도 기존 150억~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늘린다.
아울러 기업투자 촉진 프로그램의 올해 투자 규모를 10조원에서 15조원으로 5조원 늘리기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산업은행과 민간기업이 1 대 1로 매칭해 신성장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3년간 30조원 투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투자금의 절반을 올해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여수산업단지 내 신규 공장 설립, 경북 영양 풍력발전사업 착공 등 규제에 막혀 있는 현장 대기 프로젝트도 관련 법령을 바꿔 연내 5000억원가량의 신규 투자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민관 리스크 분담을 위한 새로운 민자사업 방식 도입 등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민간의 여유 자금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공공기관의 투자 규모도 1조4000억원 늘린다. 저유가 속에서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으로 여유가 생긴 한국전력은 노후 송배전시설 교체 및 보강사업에 1조원을 더 투입하기로 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수자원공사, 도로공사 등도 투자 규모를 4000억원 늘렸다.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는 원래 예정에 없다가 지난 18일 갑자기 확정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연 2.0%에서 1.75%로 내리자 정책 시너지를 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최근 부동산 증권 등 자산시장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 비해 생산 투자 소비 등 실물 경제지표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올 1월 광공업생산 증가율은 전월 대비 -3.7%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년1개월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했다. 여기에다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은 11.1%로 1999년 이후 15년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태가 이어질 경우 자산시장 회복이 ‘반짝 활황’에 그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하반기 들어 성장률이 둔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우려다.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은 세수 부족에 시달린 정부 재정지출 급감으로 전기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쳐 9분기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기재부는 상반기에 경기 회복의 탄력을 붙여야 ‘상저하고’의 성장 흐름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경제 흐름의 개선세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동시에 ‘유효수요’ 부족을 보완하기 위한 경기 활성화 노력이 한층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올해는 지난해와 같이 4분기 성장세가 둔화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맞물려 소비와 투자 심리를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성태연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실물경제가 살아나야 한다”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정책을 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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