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전환대출 기우였나?…시행 첫 날 '혼잡' 없었다

입력 2015-03-24 13:23  

[ 채선희 기자 ] 열풍 조짐을 보이며 판매한도 '조기 소진' 우려까지 제기됐던 안심전환대출이 24일 본격 출시됐다. 그러나 일부 시중은행 영업점 대출 창구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등 우려했던 혼잡은 없었다는 평가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국민, 우리,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 16곳은 기존 주택담보대출(변동금리 또는 이자만 내는 대출)을 낮은 고정금리의 장기 분할상환대출로 바꾸는 '안심전환대출'을 일제히 출시했다.

대출금리는 은행들의 가산금리(0.1%포인트)를 더해 2.63%~2.65%대로 형성됐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기존 변동금리 대출이 3% 중후반대인 점과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인 점 등을 이유로 신청자가 몰려 월 5조원인 판매 한도가 조기 소진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우려와는 달리 아직까지 큰 혼잡은 없었다는 평가다.

KB국민은행 등 가계대출 비중이 많은 은행이나 주거 밀집지역에선 개점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섰고, 창구도 북적였지만 혼란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일부 은행들은 거래가 한산해 대기 인원 없이 대출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 대신 전화를 통한 상담문의가 몰리며 영업점 직원들의 전화기는 쉴 새 없이 울렸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오전에 반짝 방문이 많年鳴?1시간 정도 지나자 고객들이 많이 빠져나갔다"며 "대부분 상담만 하고 돌아선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주거지역이 아니라 직장이 밀집된 곳이기 때문에 오후에 고객이 몰릴 수 있을 것을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점마다 차이가 있는 듯 하다"며 "주택 밀집 지역은 대기인원이 10명이 넘었다는 곳도 있는 반면 직장이 몰려 있는 서울 중심 지역에는 대기인원이 거의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그러나 공통적으로 큰 혼잡은 없는 모습"이라며 "원활하게 대출이 이뤄지고 있고 대출 한도도 충분한 듯 하다"고 언급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아직까지 분위기를 더 살피는 모습"이라며 "대출로 이어진 건수는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시행 첫 날인 만큼 준비가 부족했던 고객들도 많았다. 은행이 요구한 서류를 제대로 구비하지 못했거나 기존 대출을 받은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방문한 고객도 더러 있었다.

아침 일찍 영업점을 방문했던 주부 A씨는 원금상환 부담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기존 대출은 이자만 부담했었는데 안심전환대출은 원금까지 같이 상환해야 하니 한 달에 갚아야 할 금액이 170만원 가까이 됐다"며 "부담이 돼 더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하고 서둘러 나섰다.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대출의 장기거치식상환(이자 납입 후 만기에 원금 상환)을 장기분할상환(원리금 동시상환) 방식으로 바꿔야 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에 LG경제연구원은 "이자 부담은 줄어들지만 원금 상환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저소득층 가계부채 구조 개선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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