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한미 M&A 갈등 '윈윈 게임'으로 마무리

입력 2015-03-24 21:07  

동아쏘시오, 지분 3% 매입
지주회사 전환 요건 갖춰

한미는 신약개발 실탄 확보



[ 김형호 기자 ]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서로를 불편하게 했던 동아쏘시오그룹(옛 동아제약)과 한미약품이 모두 실리를 챙기는 ‘윈윈 게임’으로 마무리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동아에스티 주식 23만1727주(3%)를 한미약품으로부터 244억원에 매입해 지분율이 21.66%로 높아졌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의결했던 2013년 3월 동아제약 주주총회 이후 2년 만에 ‘지주사 편입 요건인 지분율 20%(비상장사는 40%) 이상’을 처음 확보했다.

동아제약은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전문의약품 자회사 동아에스티, 일반의약품을 다루는 동아제약으로 나뉘었다. 동아제약은 동아쏘시오홀딩스의 100% 자회사다. 따라서 동아에스티 지분 확보가 지주사 전환의 관건이었다.

하지만 옛 동아제약 지분 8.7%를 갖고 있던 한미약품이 걸림돌이었다. 지주사 전환을 의결하는 주주총회 때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명했던 한미약품은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로 동아제약이 나뉜 뒤에도 지분을 계속 갖고 있었다.

한미약품은 2007羞壙?약 700억원을 들여 동아제약 주식을 사들였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동아제약의 신약 연구개발 성과물을 겨냥해 ‘베팅’을 했다는 게 제약업계의 평가였지만, 당시는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과 차남 강문석 사장이 경영권 갈등을 빚던 때여서 M&A 논란을 일으켰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아쏘시오 주식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동아 측에 장외매각하고 남은 지분 3.76%도 순차적으로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이 주식 매각에 나선 것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신약개발 임상시험을 위한 자금확보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의 투자 수익률은 약 40%(약 300억원)다.

2007년 동아제약 지분을 사들일 당시 한미약품은 개량신약 위주 제약사로 자체 신약 개발능력이 크게 떨어졌지만, 최근 당뇨치료제를 비롯한 글로벌 신약 프로젝트를 동시에 가동할 만큼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잠재적인 경영권 위협요소가 제거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M&A 압박요인이 사라진 만큼 안정적인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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